아프리카 3개국·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5일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 출국전(현지시간 4일) 파리에서 그르노블로 이동해 이곳에 위치한 세계적인 수소차 회사 에어리퀴드사 기술연구소를 전격 방문했다. 박 대통령의 그르노블 방문은 42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르노블은 박 대통령이 영애 시절인 1974년 유학생활(그르노블대)을 했던 곳으로, 당시 육영수 여사의 급작스런 서거로 6개월만에 유학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 바 있다.
한국이 연일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은 에어리퀴드 연구소를 찾아 친환경차를 통한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접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 구상을 가다듬었다. 드노아 보띠에 회장과 피에르 에띠엔느 미래기술총괄사장 등 에어리퀴드사 최고경영진과 정진행 현대차 사장 등이 박 대통령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이 연구소에서 수소차를 통한 미세먼지 저감 시연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이 연구소가 만든 초저온냉각설비(수소를 액체로 만들어 저장하는 장치) 등을 살펴봤다. 박 대통령은 현대차와 에어리퀴드사, 파리의 전기택시 회사가 협력해 시험운행중인 수소차 택시에 탑승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파리 수소차 택시는 현재 5대가 운행중이다. 파리시는 시범운행을 거쳐 수소차 비중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한 회사이고 에어리퀴드는 수소 생산과 충전소 운영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두 회사가 힘을 합친다면 수소차를 상용화하고 보급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 프랑스 정부도 제도적·법적 규제완화 등 힘을 합치겠다”며 “6월4일(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해서 양국 국민뿐 아니라 인류사에 큰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에어리퀴드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수소인프라 구축 등 시장 활성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양사는 ▲수소전기차 시장 활성화 ▲청정 신재생 에너지로서 수소활용도 제고 ▲수소충전소 관련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MOU는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업체인 현대차가 최대 관련 인프라 업체와 손잡고 수소차 대중화에 본격 뛰어든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수소전기차는 자동차 업계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지목하는 차량이다. 화석연료로 생산된 외부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일반 전기차와 달리 차량내
현대차는 지난 2013년 투싼 ix 수소차 모델을 생산해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그르노블 = 남기현 기자 / 서울 = 노원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