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행보' 박원순 시장, 구의역 사고 파장 확산에 '사면초가'
↑ 박원순 구의역 사고/사진=연합뉴스 |
대권을 향해 보폭을 넓히던 박원순 시장이 지하철 구의역 사고 파장이 확산되면서 곤혹스러운 모습입니다.
박 시장 측은 3∼4일 충북 공식 방문 일정을 연기한다고 1일 밝혔다. 대신 시급한 현안인 구의역 지하철 사고를 수습하고 재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전념하겠다게 방문 연기 배경입니다.
박 시장 측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충북 방문 문제를 놓고 고심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4년간 홀로 안전문 작업을 하다 점검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세 차례나 발생했고, 19살 청년이 목숨을 잃은데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면서 충북 방문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박 시장의 충북 일정은 '충청권 대망론'에 불을 지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 직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전남 광주를 방문해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 박 시장이 다음 목적지를 충북으로 정하자 충청지역 공략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든 박 시장은 광주 방문을 계기로 '잠룡'으로서 입지를 다지기위한 시동을 걸었습니다.
5.18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관이 달라졌음을 밝히며 예전과 달리 정치적 사안에 과감한 의견을 내는 등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종로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 강제퇴거 현장을 찾아 "손해배상을 당해도 이 공사는 없다"고 외쳐 '박력시장'이라거나 '역시 박원순'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벌어진 '묻지마 살인' 사건 때도 바로 현장을 찾고, 추모 메시지를 보관키로 하는 등 신속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또 서울에 '노무현 루트'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친노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기업인 서울 메트로의 책임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산하기관인 서울메트로의 일이지만 같은 사고가 세 차례나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박 시장도 일단 책임을 면할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메트로의 총체적 기강해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이번 사고의 최종 책임이 결국 서울 시정을 총괄하는 박 시장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그동안 박 시장이 각별한 관심을 쏟은 '고용이 불안정한 청년'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어떤 말도 궁색한 상황입니다.
박 시장은 일정 때문에 사고 발생 이틀 뒤인 30일 희생자인 김모(19)씨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았고, 31일 구의역 현장을 살폈습니다.
하지만 평소 '노동존중'을 강조해온 박 시장으로서는 병원 방문이나 사고현장 방문 모두 한두박자씩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 심야 긴급 기자회견을 하며 '안전'을 강조했던 모습과 이번 구의역 사고에 대한 '지각 방문'을 대비하는 시각도 나타납니다.
정치권도 4당 지도부가 모두 구의역 현장을 찾아 공세에 나섰습니다. 정치권은 국회 차원에서 진상 규명을 하고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새누리당은 박 시장을 겨냥한 공세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도 3일 회의를 열어 이번 사고 원인 등을 따질 계획입니다.
박 시장은 이번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장 상황실을 차려놓고 부시장이 직접 챙기도록 했습니다.
박 시장은 유족들에게 "이번 사건의 책임은 서울
그러면 지하철 공사 안전 관련 업무 외주는 근본적으로 중단하고 시 산하기관 외주화도 전면 개선한다는 대책을 제시했지만 이번 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여론은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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