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36년만의 7차 노동당대회 보고 연설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수 차례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외면했다.
8일 노동신문은 모두 7만2000여 자에 이르는 김 제1비서의 7차 당대회 보고내용을 상세히 전하면서 그가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핵전파(핵확산) 방지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김 제1비서가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군사회담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제1비서 보고에 이어 토론에 나선 리명수 북한군 총참모장은 “명령만 내리면 원수들의 정수리에 핵 뇌성을 터칠(터뜨릴) 것”이라며 한·미를 겨냥해 거센 위협적 언사를 쏟아냈다. 북한의 핵·미사일 전문가인 장창하 북한 제2자연과학원 원장도 “주체조선의 실용위성들을 더 많이, 더 높이, 더 통쾌하게 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 제1비서는 이번 보고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핵·경제 병진노선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핵·미사일 실험 성과를 내세우고 핵개발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반면 주민생활 향상과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치며 이렇다할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북한이) 변한 것이 전혀 없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핵보유를 선언하고 사실상 탄도미사일인 실용위성을 더 많이 쏘겠다고 공언하면서 세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순된 행동”이라며 “북한의 핵개발 야욕은 전혀 변한 것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남북간 대화·협상을 언급한데 대해서도 “핵포기 없이는 그 어떤 대화도 의미가 없다”면서 “핵포기와 관련한 구체적인 행동도 없이 대화·협상을 운운하는 것은 수사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북한은 당대회 셋째날인 이날 회의·토론을 지속하며 당 중앙검사위원
[남기현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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