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외신들은 노동당대회에서 나온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발언을 평양발(發) 속보로 긴급 타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AP통신은 “김정은의 수소탄 실험 언급은 북한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핵과 미사일 실험 등 북한의 도발이 젊은 지도자가 이끄는 체제의 정당성을 확고히 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점을 입증한 개회사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당대회가 북한 내부적으로는 최정점을 찍은 김정은의 위상을 보여주지만 외국 사절단의 부재에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잘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이를 운반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지속적인 고립에 직면해 있다”며 “북한은 황무지에서 벗어나고 고립에서 탈출하라”며 경고했다.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핵보유국으로서 책임’ 발언을 인터넷 속보로 내보냈다. 중국 언론들은 김정은이 “핵보유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세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은 북한의 핵보유국지위를 강조함과 동시에 향후 비핵화 협상에 대한 여지를 남겨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치평론가 샤오쉬펑은 소후망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봉황망은 중국이 이번 북한 노동당대회에 보낸 축전에서 김정은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주말 조·석간 1면과 주요 뉴스로 당대회를 전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핵 보유국 발언과 함께 일본에 대해 식민지배 사죄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 위원장이 일본에 대해 한반도에 대한 재침략 야욕을 버리고 우리 민족에 저질렀던 과거 죄악에 대해 반성·사죄하고 조선 통일을 방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핵무기 보유를 고집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심화시키고 경제재건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미우리는 1980년 당대회에는 110여 개국에서 대표가 찾아온 것을 상기시키며 이번에 외국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김정은 정권의 폭주가 불러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유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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