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창당 ‘초심’을 잃고 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총선 승리에 도취해 구태 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차기 원내대표(사진)는 국회의장직을 놓고 연일 거드름을 피우는 모양새다. 박 의원은 지난달 “국회의장직은 더민주가 맡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에서 국회부의장을 하나씩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당시 국민의당 일부 관계자는 “여야를 흔들어 놓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된 후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에게 협력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국회의장직을 새누리당에 줄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국민의당이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원하는 상임위원장직 자리를 얻어내기 위해 국회의장 자리를 ‘끼워팔기’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1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국민의당이 기고만장하다”며 “제3당인데 마치 제1당이 된듯한 심리적 도취감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장을 노리고 있는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당신은 친노라서 안돼”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주도권을 쥐었다고 힘을 휘두르고 있다”며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보여줬던 모습과 뭐가 다르냐”고 일갈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민의당은 ‘단독 집권’ 가능성까지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 경제재도약추진위원회는 오는 3일 ‘국민의당, 단독 집권 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한다. 행사 포스터에 담긴 국민의당 로고 안에는 청와대 로고까지 들어가 있다.
이에 대해 이준한 교수는 “총선 직후부터 대선 결선투표제를 주장하는 등 선거 정치에 빠져있다”며 “총선은 유권자 한 명이 두 표를 들고 있지만, 대선은 1인 1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차투표로 인해 얻은 표를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김 교수도 “새정치를 한다던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은 양적완화가 뭔지도 모를 것’이라는 막말을 했다”며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면 진지하게 토론을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의 측근들이 주요 당직을 꿰차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국민의당의 한 당선자는 “당 사무총장, 전략홍보본부장에 이어 이제 정책위의장까지 안철수 대표와 가까운 사람이 맡게 됐다”며 “당직 개편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당 내부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박선숙 사무총장은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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