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번 당대회는 선대에 비해 권력승계·체제장악 기간이 짧았던 김 제1비서가 집권 5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선포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경제난 때문에 열지 못했던 당대회를 36년만에 개최한다는 점에서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 제1비서로서는 당대회를 통해 자신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과 같은 반열로 올라서는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셈이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당의 주요 지도이념으로 못박고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북한이 겪고있는 대북제재는 김 제1비서에게 초강대국 미국에 맞서는 ‘다윗’의 이미지를 심어줘 내부결속을 도모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북제재와 경제난으로 인해 당대회에서 적극 홍보할 경제성과를 내지 못한 점은 북한 지도부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대회를 앞두고 해외 인력들에게 무리하게 상납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북과 해외근로자 항명·소요 사태가 불거진 것도 북한의 ‘고단한’ 현실을 반영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7차 당대회 결정사항 가운데 주민생활 개선을 강조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면서도 국제 제재 속에서 절약과 예비동원을 독려하며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당내 인적쇄신 측면에서는 최고인민회의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이나 양형섭 상임위 부위원장 등 원로그룹들이 얼마나 교체되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 제1비서가 이번 당대회를 통해 당내 주요 권력기구의 원로급 인사를 2선으로 후퇴시키고 40·50대 ‘젊은 피’로 교체할 가능성도 높다. 특히 김 제1비서 집권 이후 급부상해 지난 2013년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숙청 결정에도 참여했던 ‘삼지연 8인방’ 세력이 당내 주요 직위 진출 여부도 관심사다.
김 제1비서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당대회를 계기로 최고위급인 당비서를 맡고 당내 주요 전문부서 부장으로 승진할 수도 있다.
북한이 당대회 개최에 앞서 제5차 핵실험을 실시해 부족한 경제적 성과를 진전된 핵능력으로 덮으려 할 개연성도 충분하다. 정부는 앞서 김 제1비서가 직접 ‘핵탄두 폭발실험’을 지시한 만큼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선택이 아닌 시기의 문제로 보고 있다.
다만 북한이 당대회 이전에 핵버튼을 누를지, 아니면 이를 미·중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정부 안팎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이와 관련해 대북·안보 부처의 전직 고위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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