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본격 표몰이에 나선 가운데 일부 후보들의 실효성 없는 선심성 공약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 목포에 출마하는 조상기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후보는 원도심을 국가차원의 전통문화특구로 조성하고 목포항에서 용당까지 이어지는 해저터널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목포에서 제주를 연결하는 해저터널, 한·중 해저터널 등 그동안 해저터널은 이 지역 핵심 이슈로 떠올랐지만 그때마다 비용, 현실성 문제에 부딪혀왔다.
국민의당 후보로 전남 여수갑에 출마하는 이용주 후보 역시 전남 여수에서 남해까지 이어지는 ‘한려 해저터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논의돼왔던 해저터널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아졌지만 사업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29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도 목포에서 직선으로 가게되니 상당히 실효성이 있고, 터널 자체로도 관광자원이 된다”며 “홍콩에 있는 터널과 비교해보니 예산이 3500억원 정도 필요한데 이 정도는 호남권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30년 운영권을 줘서 민자 유치하는 방안도 강구해볼 수 있다”며 “김종인 더민주 대표에게도 공개적으로 말씀드렸고 당 차원 정책에서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충북 청주청원에 출사표를 던진 변재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의원은 지난 27일 “청주공항의 국제선 여객청사 신축과 항공기 계류장 추가 설치 등 시설투자 사업이 추진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국 지방공항은 이용객 및 화물운송 물량이 감소하면서 지속적인 적자 논란에 시달려왔다.
과거 국내 항공사들이 김포-진주, 김포-여수 노선 폐쇄를 추진했을 때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한 번 유치되면 쉽게 되돌릴 수 없는만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변 의원은 “청주공항은 지금 동북아·일본까지 노선 확충을 추구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현재 청사로는 너무 협소하다”며 “세종시가 들어섰음에도 모든 공무원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탄다. 지방에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인천공항까지 가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말로 필요성을 역설했다.
새누리당 후보들 역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총선 공약을 마구잡이식으로 선보이긴 마찬가지다.
서울 서대문갑의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는 어린이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아이들 교육 공교육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생후 3개월부터 3세 영아를 대상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아이를 돌봐주는 프랑스의 ‘크레슈’ 제도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여야가 3~5세 아동 무상보육을 핵심으로 하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대치중인데다 이해집단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후보의 공약은 재원마련이 쉽지 않은데다 특정 지역구에서만 실시하기엔 제약이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성헌 후보는 “구체적으로 재원 마련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예산이 많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차원에서 교육과정 공교육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큰틀에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취지의 공약이다 ”라고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정용기 후보(대전 대덕)도 ‘갑천 도시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공약을 내세웠다. 이 도로가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만큼 무료화를 추진하게 되면 대전시 재정에서 출혈이 예상된다. 특히 민간 계약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 주민들의
[정석환 기자 / 유준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