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테러 등 노골적인 위협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은 24일 전국에 경계태세 강화 지시를 내렸다.
청와대는 이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북한이 오는 5월 7차 당대회를 앞두고 외부적 도발을 통해 내부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주민 결속을 도모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고출력 ‘고체’로켓 관련 실험에 성공했다고 선전하며 향상된 미사일 도발 능력을 과시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의 안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국의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과 비상상황에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국민에게 당부했다”며 “군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얼마 전에도 북한은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에서 1차 타격 대상이 청와대라고 위협했다”며 “이는 대한민국과 대통령에 대한 도발을 하겠다는 도전이자 전 세계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관진 실장은 이날 NSC 상임위를 열어 후속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NSC 상임위에서는 전국 경계태세 강화에 관한 대통령 지시와 관련해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시도와 어제 중대보도를 통한 청와대 타격 등 극단적 도발 위협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군부대뿐 아니라 경찰과 국민안전처 등 관련기관에서도 경계태세 강화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이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내달 김일성 생일(15일)부터 7차 당대회(5월 7일 예상)로 이어지는 기간을 전후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강행할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7차 당대회를 앞두고 가시적 경제성과를 내놓기 힘들자 내부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도발위협을 키 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7차 당대회 앞두고 북한이 기업소 생산목표 초과달성 등을 선전하고는 있지만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련의 도발적 행위의 이면에 놓인 심각한 경제상황에 주목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비서가 직접 지도한 ‘대출력 고체로켓’의 발동기(엔진) 지상 분출 및 계단분리(로켓 단분리)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제1비서가 “원쑤(원수)들에게 무서운 공포와 전율을 안기는 국방과학 기술성과들을 다단계로 연이어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측 고체로켓 실험에 대해 “북한이 미사일 상시 발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우리 군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고체연료를 이용한 엔진 시험을 공개한 것은 한·미에 대한 미사일 위협의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북한군은 KN-02계열 단거리 미사일과 300㎜ 신형 대구경 방사포(다연장로켓) 등에만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스커드와 노동·무수단·KN-08 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에는 액체연료 로켓기술을 쓰고 있다.
고체연료는 연료를 미사일에 주입하는 절차가 필요가 없으므로 발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발사 전에 정찰위성에 노출될 염려도 없다. 이동식발사대(TEL)에 탑재한 채 이동해 신속 발사하면 사전 탐지도 어렵다. 현재 액체 연료주입에서 발사까지 30~40분이 소요된다면 고체연료 미사일은 10~15분내로
[남기현 기자 / 안두원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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