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대표적 ‘대여 강경파’로 분류된 김기식 의원이 20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더민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서울 강북갑 선거구 당내 경선에서 ‘박원순의 남자‘로 분류되는 천준호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10% 신인 가산점을 포함해 56.8% 득표율을 기록하며 현역 비례대표인 김 의원(48.4%)를 따돌렸다고 밝혔다.
천 전 실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 중 서울 성북을 단수 공천을 받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20대 총선 출마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평을)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서울 서대문을) 강희용 더민주 부대변인(서울 동작을) 민병덕 전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법률지원단장(안양 동안갑) 등 박 시장 측근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20대 국회에서 ‘박원순계’가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경선에서 탈락한 김 의원은 당내에서 이목희 정책위의장과 함께 대표적인 ‘대여 강경파’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이 의장 역시 지난 19일 지역구인 서울 금천구 당내 경선에서 이훈 전 청와대 비서관에 패해 공천에서 배제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던 김 의원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골자로 한 은행법 개정안과 증권거래소의 지주회사화를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금융투자업법 개정안 등 굵직굵직한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거세게 대립했다. 여기에 김 의원은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제2금융권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인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남양유업법(대리점거래 공정화법) 등 야당이 쟁점 법안으로 내세운 법안을 통과시킬 때에는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여당 지도부 골머리를 앓게 했다.
김 의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등 각종 청문회에서 ‘저격수’로 활동해왔다. 이 때문에 기업 관계자들은 더민주 경선 결과가 나올 때마가 김 의원 거취가 어떻게 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는 후문이다.
이목희 정책위 의장 역시 지난 해 12월 중순 정책위의장 취임 후 제1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정부·여당과 대립해왔다. 원샷법 본회의 통과 과정과 노동5법 협상 과정 등에서 여당과 거세게 대립해왔다.
지역구인 서울 동작갑이 전략공천 지역구로 선정돼 공천에서 배제된 더민주 3선 중진 전병헌 의원은 이날 당 잔류 및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과불식(碩果不食·가장 큰 과일을 따먹지 않고 다시 종자로 쓰는 것)의 심정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겠다”며 최근 당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련의 사태를 더더욱 당에 남아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전 의원은 지난 18일 경남 양산에서 문 전
22일 김 의원 탈락으로 더민주는 ‘하위 20% 컷오프(공천 배제)’ 탈락자 발표일인 지난 달 24일을 기준으로 하면 재적의원 108명 가운데 37명(34.3%)이 물갈이됐다.
[정석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