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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의 공천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범친노 중심에서 친 문재인 세력 중심으로 재편이 진행됐고, 당내 최대 실세 계보로 꼽히던 정세균계가 몰락하고, 야심차게 20대 국회 원내 입성을 준비하던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특징이 발견된다.
▲ 친노에서 친문으로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6선 관록의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 친노 강경파의 대표주자 정청래 의원 등 상징성이 큰 친노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당의 친노 색깔을 빼 중도층을 공략한다는 취지였다. 이밖에 문희상·유인태·신기남·노영민 의원 등 친노 중진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문재인 전 대표의 지도력을 뒷받침했던 핵심 친노 의원들은 대부분 공천을 받았다. 김경협·전해철·윤호중·박남춘·홍영표·김태년 의원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결국 친노와 친문의 조건을 동시에 갖춘 인사들은 공천을 받고 친노이지만 친문인지 여부가 애매한 인사들은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해찬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잠재적 대권 경쟁자로 꼽혀왔다. 실제 2007년 대선 경선에 참여한 바 있고 충청권에 일정한 영향력도 확보하고 있어 ’친문‘으로 분류하기에는 스스로의 덩치가 너무 컸다. 정청래 의원도 옛 정동영계 핵심으로 친문 세력과는 근본적 차이가 있었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으며 직접 영입한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 이들이 20대 국회에 입성할 경우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있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정세균계의 몰락
이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 체제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자임한 정세균계의 몰락은 충격적인 수준이다. 정세균계는 19대 현역의원 16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단수 공천이 확정된 의원은 정세균·백재현·이원욱·김성주·김춘진·김영주 의원 등 6명 뿐이다. 강기정·유대운·전병헌·오영식·이상직·유대운·이미경·정호준 의원의 공천 탈락이 확정됐고 박민수 의원은 지역구 경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최재성 의원도 정세균계다.
정세균계는 당내 비노 진영이 문재인 대표를 흔들고 국민의당 분당으로 호남 지역이 흔들릴 때 굳건히 당을 지켜온 ‘의리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주요 당직을 독차지하는 등 지나친 세 확장에 나서면서 타계파의 견제가 심하게 작용한 것이 공천 배제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친노 진영에서는 범친노계인 정세균계를 쳐내면 대외적으로 ’친노‘를 배제했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박영선 비대위원·정장선 총선기획단장 등 비노계의 경우 지난해 2·8전당대회 대표경선에서 불출마한 정세균 의원이 문 전 대표를 물밑 지원하면서 박지원 의원이 패배했다는 인식과 함께 정세균계의 득세로 당직 인선에서 소외됐다는 피해의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외인사 가운데 김진표 전 부총리, 위성곤 전 제주도의원 등 공천을 확정지은 인사들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정세균 의원이 서울 종로에서 승리한다면 20대 국회에서 권토중래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 박원순계, 험난한 국회 입성
20대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박원순 서울시장의 직계 인사는 천준호·권오중 전 비서실장,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임종석·기동민 전 정무부시장,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다. 서울 도봉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천준호 전 비서실장은 영입인사 오기형 전 법무법인 태평양 상해 대표의 전략공천에 밀려 고배를 마셨고 권오중 전 비서실장은 서울 서대문을 경선에서 낙선했다.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과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각각 서울 은평을과 노원갑에서 경선을 예정하고 있지만 경선에서 승리한다 해도 야권 연대 문제 등 또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광주 북갑 공천이 거론되는 가
일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향후 문재인 전 대표의 강력한 대권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부터 견제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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