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8일만에 국민의 당 ‘최대위기’…安·千·金 각자도생 ‘기로’

↑ 11일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김한길 의원 [이충우 기자]

국민의당이 11일 분당 기로에 섰다. 창당 38일만이다.
천정배 공동대표가 지난 10일 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에게 야권연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탈당 등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최후통첩’했지만 안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허허벌판에 칼바람이 불어도 한발씩 힘내서 가겠다”며 “익숙하고 낡은 것과 이별할 때”라고 말했다. 야권 연대의 가능성을 다시 일축하고, ‘떠날 사람은 막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안 대표는 “낡은 정치, 옛날 방식에 적당히 굴복할 수 없다”고 했다.
안 대표 입장에 반발한 김한길 의원은 이날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천 대표와 김 의원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 불참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김 의원은 “10일 밤 안 대표와 천 대표를 만나 수도권 야권연대가 필요하다고 간곡히 설명했지만 안 대표의 강고한 반대를 넘지 못해 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안 대표와의 결별까지 생각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여당에게 어부지리를 주지 않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직답을 피했다.
안 대표와 김 의원은 사태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인식부터 다르다. 안 대표 쪽은 ‘3당을 만들기 위해서 왔는데 왜 연대를 하나’라는 논리고, 김 의원 등은 ‘창당 전 안 대표에게 연대에 대한 전향적 답변을 들었다’는 입장이다.
‘안·천·김’ 3인 지도체제의 한 축인 천 대표는 “아직은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며 “공동대표 간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주장만 100% 고집할 수는 없다”며 “상당 지역에서의 단일화는 필수적이지만, 지역별로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타협의 여지를 열어뒀다. 천 대표가 안 대표에게 제시한 결단 시한은 일주일이다.
천 대표 쪽 인사들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 대표 측 사람을 분류되는 김영집 국민의당 광주시당 공동위원장은 이날 “공천심사 과정이 불공정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 대표를 겨냥해 “떠나겠다는 사람은 떠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의 측근인 김성식 전 의원도 공식 회의에서 “우리당의 본래 취지대로 뚜벅뚜벅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한길계인 주승용 원내대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