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막말 파문에 공천 갈등…새누리당 본격적 충돌 국면
↑ 사진=연합뉴스 |
살생부 논란과 윤상현 의원 녹취록 파문을 거치며 고조돼오던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이 본격적인 충돌 국면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양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1라운드 탐색전을 거쳐 생사를 건 혈투에 공개적으로 돌입한 것입니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10일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의 경선 후보 압축 결과를 발표하는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김 대표 측을 위시한 비박계는 이날 김 대표 지역구의 경선후보 압축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친박계는 김 대표가 관련된 살생부 논란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표 보류를 밀어붙이며 대립했습니다.
결국 공관위에서 수적 우위에 있는 친박계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김 대표 지역구의 압축 결과 발표는 미뤄졌습니다.
그러자 공관위에서 김 대표의 의견을 반영해온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11일 발표를 목표로 했던 제3차 후보 압축 명단의 의결을 거부하고 회의 막판 퇴장했습니다.
황 사무총장과 홍 사무부총장은 또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관위 활동 중단을 선언하는 초강수를 둠으로써 앞으로 공관위의 공천 심사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들은 이한구 위원장의 '독선적 운영'이 계속된다면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친박계는 이들이 김 대표의 지침에 따라 공천 심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김 대표가 측근들에게 지침을 내려 꼬투리를 잡고 사태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김 대표와 비박계를 겨냥해 "솎아내야" 한다고 발언한 녹취록 공개 파문도 양 계파 간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비박계는 윤 의원의 '공천 배제'와 '정계 은퇴'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친박계는 김 대표가 윤 의원의 사과를 수용하고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조속히 갈등을 봉합하자며 진화를 시도했습니다.
홍 사무총장은 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른 시일 안에 (윤 의원) 본인의 거취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윤 의원을 압박했습니다.
반면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은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서 한 매체의 기자와 만나 "본인이 충분히 사과했으니 지나치게 확대해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경선 명단 발표 보류 논란, 살생부 파문, 욕설 파문 등 현재 당내 '3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 대표는 이날 오랜만에 공식석상에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김 대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증언록 출판기념회에서 "요즘 내 마음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우리 새누리당이 국민공천제의 최초 시행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가려는데 여러 가지 방해와 저항으로 말미암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략공천 문제를 놓고도 친박·비박 계간 일전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우리 당의 후보가 쉽게 당선될 수 있는 지역일수록 당이 추구하는 방향의 인재가 좀 더 많이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며 "우리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비교적 풍부한 지역은
이는 '텃밭'인 영남권에서 하향식 우선추천(전략공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상향식 공천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한 김 대표와 또 한 차례 충돌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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