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돌연 야권통합을 제안하면서 정치권이 '벌집을 쑤신 것'처럼 시끄럽습니다.
국회 취재기자와 함께 야권통합 논의를 집중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이성식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김종인 대표의 제안을 놓고 '안철수 대표를 고립하려는 작전이다',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역풍을 막으려는 의도다' 등등 그 배경을 놓고 추측이 분분한데요.
【 기자 】
정치공학적인 분석이 많지만, 기본적으로는 합치지 않으면 총선에서 어렵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린 것 같습니다.
또 김 대표는 탈당파 의원들이 당을 뛰쳐나가며 명분으로 내세웠던 '계파 패권주의'를 상당 부분 청산했으니 합칠 명분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어제(3일) 한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이와 관련된 워딩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김종인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 "국민이 원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계파 간의 이익, 특정계파패권을 가지고 당을 운영하다 보니까 과연 야당이 정당으로서의 기능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를 우려를 낳게 합니다."
【 질문2 】
야권통합이 가능할까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요.
【 기자 】
야권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시간이 길어야 일주일쯤 남았다고 말합니다.
통합의 핵심은 총선에서 공천을 함께하는 건데요.
총선 후보자 등록이 오는 24일~25일입니다.
경선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적어도 다음 주까지는 통합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일각에서는 당 대 당 형식으로 합친 뒤 별도의 공천관리위원회를 설치해서 공천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는데요.
일정이 매우 촉박합니다.
【 질문3 】
안철수 대표는 김 대표의 통합 제의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며 강경하게 거부 입장을 밝혔는데요.
【 기자 】
안 대표로서는 애초부터 받아들이기 어려운 카드입니다.
탈당하고 창당하는 과정에서 내세운 가치가 양당 체제 극복을 위한 3당이 필요하다는 거였는데요.
만약 합당이든 연대든 다시 손을 잡으면 안 대표로서는 정치적인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3당을 총선에서 안착시키고 내년 대선 도전을 꿈꿨던 안 대표로서는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 질문4 】
천정배 공동대표나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의 생각은 좀 온도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요?
【 기자 】
두 사람은 안철수 대표를 설득하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어제(3일) 안철수-김한길-천정배 세 사람이 잠시 만났는데요.
이때도 통합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 "(김한길 천정배 두 대표님이랑 같이 논의하셨는데 어떻게 얘기하셨는지?) 그 문제에 대해서 논의한 건 아닙니다. 다른 쪽에 대해서 의논했습니다. 그 문제는 논의하지 못했습니다."
안 대표는 호남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호남에는 야권이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천정배 공동대표나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지지층의 압박이 현실화되면 안 대표도 무작정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 질문5 】
국민의당이 거의 내분에 가깝게 갈라져 있는데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 기자 】
야권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당의 탈당파 의원들이 명분을 쌓으며 내부 절차를 밟거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당의 공식적인 당론은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에서 결정될 텐데요.
여기서 통합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표 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안 대표에 대한 설득이 끝까지 여의치 않으면 당이 다시 한 번 갈라질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질문6 】
야권통합 논의에 대해 새누리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죠?
【 기자 】
우선 지도부의 얘기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태호 / 새누리당 최고위원
-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정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합치면 승리할 거라는 생각 자체가 저는 과대망상이다. 국민 우롱하는 것입니다. 정치를 이렇게 해서는 저는 안된다고 봅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도 속으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는 선거구가 10곳 늘어난 수도권인데요.
만약 야권이 연대만 해도 수도권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에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