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중단 결정한 이종걸..강경파 반발에 곤혹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1일 중단하기로 했지만 당내 강경파들이 반발하면서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입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회견 시작 9분 전에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회견 연기 사실을 알렸다. 그는 “더민주는 뜻깊은 3월 1일, 오늘 중으로 소위 테러방지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마칠 예정”이라면서도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 자세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 스스로도 필리버스터를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데다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면서 결국 기자회견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수미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시작은 우리가 했으나 필리버스터는 야당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일방적으로 중단을 통지해선 안되며 의총을 소집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야당은 오후 6시 반 긴급의총을 열어 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한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해 환영을 표하면서도 테러방지법에선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단 입장을 고수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서 민생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오늘 중단되면 본회의에 직권상정돼 있는 테러방지법을 내일 처리할 것”이라면서 “이는 지난 3개월 이상 야당의 주장과 요구를 수용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이상의 수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또 야당 의총에서 중단 결정이 뒤집힐 수 있단 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김용남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정상화되면 2일 본회의에서 선거구획정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무쟁점법안 등을 처리할 것”이라면서도 “전제는 필리버스터 중단인데 야당 의총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