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철권 공포 통치를 이어가는 심리는 무엇일까. 국내 심리 전문가들은 김 제1비서의 속마음을 △인정 욕구 △과시적 성향 △내면 불안 △감정적 판단 △외향적 등의 표현으로 분석했다.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는 자기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심리이고 이런 과시를 통해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표출”이라며 “하지만 자존감이 취약해 내면은 불안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제1비서가 측근으로 알려진 사람들을 잇달하 처형하는 것에 대해 채 교수는 “불안으로 편집증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편집증적인 태도란 상대방을 믿지 못하고, 타인이 자신을 공격하지 않을까 매순간 불안해한다. 그렇기에 내가 먼저 공격하고 죽여야 하는 심리가 작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석은 자신의 고모부였던 장성택에게 사형 명령을 내린 사례에서 다시 볼 수있다. 장성택은 김씨 일가와 3대를 이어간 불가분의 인물이었다. 김 제1비서는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때부터 집안과 인연을 맺었고 아버지 김정일의 최측근이었던 장성택을 ‘유일 지도체제에 걸림돌’이라는 이유로 처형했다. 장성택이 오랜 기간 권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이 어린 자신을 무시하고 권력에 도전할지 모른다고 본 것이다.
채 교수는 “이런 성격은 타인을 ‘수단’으로 생각한다. 국민을 자기를 추앙하고 존재의 가치를 올리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자기애적 성격장애’는 과시욕이 강하고 자신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하면 참지 못하고 공격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제1비서의 과시적 성격은 집권 초 미국의 NBA 스타였던 데니스 로드먼을 깜짝 초청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시킨 것이나 불과 50㎞ 떨어진 곳을 가기 위해 전용기를 타고 간 행동 등에서도 목격된 적이 있다.
김 제1비서가 권력의 메카니즘을 간파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종석 한마음정신과병원 의사는 “김정은은 융의 성격 유형에 따르면 ‘외향적 감각형’에 가깝다. 외향적 감각형은 실천하는 행동파”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김정은의 리더십은 친화력 등을 바탕으로 화합의 정치를 펼치고 현실에 순발력 있게 적응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기분에 따라 충동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깊이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며 남의 말을 듣고 쉽게 정책을 결정해 일관성을 떨어지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그는 “실제로 김정은은 눈치도 빠르고 상황파악이 빠르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권력의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정일과 다르게 북한 주민들의 스킨쉽에 뛰어나다. 이런 점도 외향적 감각형 리더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명기 청담하버드 심리센터 소장은 김정은의 심리를 대북 정책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김정은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의를 하면 비난하고 거절하다가 두세달 후 자신이 다시 제의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체면상 타인이 제안하는 대화를 먼저 받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인정욕구와 상황주도 욕구가 결합돼있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북한을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가면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 북한(김정은)을 대할 때는 칭찬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정부는 신뢰를 구축하고 만나자고 하는데, 김정은은 먼저 만나자고 하고 있다. 먼저 만나자는 것은 자신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것과 같이 김정은 내면적으로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최
[안두원 기자 / 김연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