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비박 정조준·친박 옹호한 최경환 "TK만이라도 대통령 도와달라"

친박 핵심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경북 경산·청도)이 지난달 30일 “대통령이 어려울 때 TK(대구·경북) 의원들은 뭐했냐”며 TK 현역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최 의원은 이날 대구 북구 복현동서 열린 하춘수 예비후보(대구 북구갑) 선거사무소 개소식 축사자로 참석해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TK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 성공’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지난 4년간 무얼했냐”며 이렇게 말했다. 친박 핵심인 최의원의 발언은 그가 본격적으로 TK지역에서 영향력을 펼쳐나가기 위한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개소식엔 서상기, 조원진, 윤재옥, 홍지만 의원 등 대구 지역 현역 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작심한듯 입을 뗀 그는 “내가 원내대표로 있을 때 야당이 대선 불복하고 댓글 사건으로 발목을 잡을 때 충청, 강원 지역 의원들이 온몸으로 막아섰다”며 “TK가 예산을 독식했다고 야당이 비판할 때도 어느 누가 나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최 의원은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았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을 꼬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뒷다리를 잡았고 (당대표는) 그게 당론이 아니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진실한 사람’임을 내세워 20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진박 후보들에게도 힘을 보탰다. 최 의원은 “대통령의 발목이 부러질 지경인데 TK만이라도 도와줘야 한다”며 “진박 후보들은 박 대통령을 돕겠다고 나온 것인데 코미디하듯 조롱하면 되겠냐”고 지적했다. 현재 TK 지역에선 진박 후보들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 의원이 직접 진박 후보 옹호에 나선 것이다.
최 의원은 앞으로 줄줄이 예정된 진박 후보 개소식에서도 참석할 예정이다. 1일부터 3일까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대구 중·남구),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구갑) 등 대구지역에 출마하는 진박후보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예정돼 있다.새누리당 관계자는 “최 의원의 한마디한마디에 TK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그의 역할에 따라 향후 진박 후보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