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측 언론 매체들이 27일 자국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실제 추가도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장이 위치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구체적 발사 임박 징후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비밀리에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준비해 기습적인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일간 온도차와 관련해 한 정부 관계자는 “단언하긴 힘들지만 동창리 발사장에서 생긴 변화를 놓고 우리 군·정보 당국 내에서 해석이 엇갈려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일본 측은 동창리 발사장에서 탐지된 모종의 변화상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이르면 1주일 안에 발사를 강행할 수도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해석에는 평소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온 일본 측 대응 양상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실제로 일본은 이날도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 미사일 관련상황을 논의하는 등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측은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마다 이를 크게 부각시켜 국내외 정치·외교전략에 활용하기도 했다. 일본이 동창리 주변 변화상황을 언론에 노출시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매개로 한 한·미·일 안보협력구도 복원·강화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지난 27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핵실험과는 ‘실과 바늘’ 관계인 장거리미사일 카드를 슬쩍 내비쳤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앞선 3차례 핵실험 전에 예외없이 장거리미사일 발사실험을 실시해 국제사회에 위협구를 던졌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중 양국이 북핵문제를 놓고 담판을 짓기 앞서 동창리 발사장 모습을 드러내 안보리 대북제재에 개의치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은 동창리 발사장 현대화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창리 역에서 발사장까지 연결된 철길 위에는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다. 통상 북한은 평양 산음동의 미사일공장에서 만든 로켓 추진체를 동창리까지 철도로 옮기는데 하역작업을 숨기려는 의도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추진체는 조립동에서 완성돼 발사대에 1단로켓이 먼저 세워지고 그후 2·3단 로켓을 쌓아올려 연료를 주입하면 발사 가능한 상태가 된다. 북한은 이런 과정이 중간에 포착되지 않도록 미국 감시망의 빈틈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
[안두원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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