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이 22일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선대위의 인적 구성상 친문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해 ‘친노 패권주의’ 논란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원에는 전날 더민주 잔류를 결정한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최재성 총무본부장을 비롯해 박병석 박범계 우윤근 유은혜 진선미 의원 등 현역 의원 6명이 포함됐다. 김종인 선대위원장, 이용섭 김영춘 정장선 전 의원,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등도 이름을 올렸다.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없으나 문재인 대표의 복심으로 떠오른 최재성 총무본부장을 포함해 박병석·박범계·우윤근·진선미·유은혜 의원, 이용섭 전 의원 등 범친노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참여했다. 여기에 신규 영입인사까지 포함하면 선대위원 16명 중 12명이 범친노계로 분류될 수 있다. 비노로 분류되는 인사는 김종인 선대위원장·박영선 전 원내대표·김영춘 전 의원·정장선 전 의원 등 4명 뿐이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무위원회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를 구성하고 다음 주에는 중앙위원회를 열어 최고위원회 모든 권한을 선대위에 이양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며 “선대위는 총선 시기에 선거를 지휘하면서 당을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 역할을 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이끄는 우리 당의 ‘경제민주화 선대위’가 국민에게 희망을, 당원에게는 총선 승리를 안겨줄 수 있도록 저와 최고위원들도 백의종군으로 열심히 돕겠다”고 덧붙였다.
김 선대위원장은 더민주 최고위원회의, 당무위원회가 끝난 뒤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포함해 16명의 선대위원이 확정돼 명실상부하게 선대위가 발족됐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선대위에 최 총무본부장과 같은 친노 핵심 인사가 들어갔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솔직히 누가 친노고 누가 친노가 아닌지에 대해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며 “어떻게 구성해야 화합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야권 통합에 대해서는 “선거철이 다가오면 국민 여론, 출마자 각 지역 사정에 따라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을지가 도출될텐데 그 시점에서 (야권연대)를 논의하는게 낫지 않겠느냐”며 기존과는 다른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더민주는 문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27일 중앙위원회에서 총사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도부 전권을 위임받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선거 관련 사무는 선대위가 맡지만 당 전반 업무는 선대위와 별도로 구성되는 비대위에서 담당할 전망이다.
더민주가 총선 체제로 돌입한 이날 박지원 전 더민주 원내대표가 탈당을 선언하면서 더민주와 호남이 더욱 멀어지는 모양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알려진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창당한 당을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떠난다. 분열된 야권을 통합하고 우리 모두 승리하기 위해 잠시 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야권 통합과 관련해 박 전 원내대표는 “박준영 천정배 박주선 김민석 네 분을 만나 ‘당신들이라도 통합하라’고 부단히 노력했는데 약간의 희망이 보인다”며
박 전 원내대표 탈당은 지난 해 12월 13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 탈당 이후 18번째다. 더민주 의석수는 109석으로 줄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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