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김태준 전 금융연구원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
정치권이 총선 승리 전략의 일환으로 ‘새인물 영입’에 혈안이 돼 있지만 인물난에 시달리면서 세련된 이미지에 전문성을 갖춘 금융전문가들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다. 더욱이 위기 신호가 깜빡이는 국내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의욕적으로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개혁을 추진중이지만 유독 금융분야의 개혁이 더디다는 지적도 ‘국회 금융전무가 수혈론’에 힘을 실어준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대표적인 금융 전문가로는 대구 북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꼽힌다.
DGB금융지주 회장도 역임한 하 전 행장은 1971년 대구은행에 입행해 2014년 퇴임할때까지 30년 이상 금융회사 현업에 종사해 온 금융맨이다. 최근 하 전 행장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대구 예비후보 6명과 함께 ‘진박(진실한 친박) 연대’를 결성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고 지역민심을 파고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 북구갑에는 현역인 권은희 의원과 하 전 행장 등 7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할 정도로 본선보다 예선이 치열한 곳으로 꼽힌다.
하 전 행장은 “대구에서 44년간 경험을 쌓은 지역 출신의 실물경제 전문가로서 대구 경제 발전의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했던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도 분구가 예상되는 인천 서·강화을에 예비후보 등록을 일찌감치 마쳤다. 인천 서·강화을은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의원이 지난해 4월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곳이다. 김태준 교수는 “학계와 연구소에서 쌓은 금융연구 경력을 바탕으로 입법 과정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출마 소감을 밝혔다.
김무성 대표가 버티고 있는 부산 영도구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최홍 전 ING자산운용 대표도 지역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첫 여성 시중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권선주 기업은행장과 현 정부 인수위원회 출신으로 최근 금융위 부위원장에서 물러난 정찬우 전 부위원장은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권 은행장은 취임 이후 2년 연속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기운센’ 캐릭터를 앞세워 기존 기업고객에서 개인고객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는 등 성공적인 업무수행으로 한때 지역구 차출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 은행장이 지역구 출마 대신 잔류를 선언했지만 비례대표 입후보자의 사직 시한인 3월 14일까지 2개월 남짓 남아 있어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도 금융·증권 전문가인 김봉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충북 괴산 출신인 김 전 이사장은 SK증권 상무, 키움닷컴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이사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40여년간 금융계에서 쌓은 경험과 인맥을 접목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해 금융계의 반짝이는 인사들을 정치권으로 영입하는 ‘헤드헌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19대 국회 후반기에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금융관련 현안들이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중요도 측면에서 다른 법안에 밀려 업계가 곤욕을 치루고 있다”면서 “금융혁신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국회내에서도 이같은 변화에 맞게 제도나 법을 바꿀 금융 전문가들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관료 출신 중에서는 대표적인 ‘금융통’으로 꼽히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과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출마하는 추 전 실장은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이어 금융위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분당갑 선거구에 출마를 준비중인 권 전 원장은 현재 새누리당에서 금융개혁추진위원을 맡고 있다
서울 서초갑에 출마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2007~2008년 한국씨티은행에서 부행장으로 금융 경력을 쌓은 바 있다. 인천 연수구에서 더민주당 간판으로 출마를 준비중인 박찬대 지역위원장도 금융감독원 출신 공인회계사라는 전문성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채수환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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