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차 핵실험 이후 한·미·일의 대북 역할론 강화 요구에 대해 거리를 유지했던 중국 측 입장에 미묘한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14일 중국을 방문 중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따르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전날 진행된 양자회담에서 “한중 간에 계속 긴밀히 소통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우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대국민담화에서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고 한 부분을 거론하며 “중국 측 표현에는 ‘세찬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이야기했다고 황 본부장은 전했다. 중국 측이 박 대통령의 요청을 감안해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대북 제재 결의도출 과정에서 적극적 적극적 입장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 측이 ‘뻐 아픈’ 제재를 요구하는 한·미·일의 요구를 어느 정도나 수용해 대북압박 접점찾기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일단 중국이 국제사회가 강조하는 대북 무역·해운·금융 등 제재에 대해 다소나마 전향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중국이 실제로 대폭 강화된 안보리 대북 결의에 최종 동의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날 한·중 국방당국은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만나 북핵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양국은 향후 대북제재 방안과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전망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오는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에 참여하기 위해 도쿄로 날아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을 예방했다. 임 1차관은 16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이키 아키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잇따라 양자협의를 가진 뒤 3국 외교차관 회담을 열어 북핵대응을 위한 3국간 공조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정연국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서면브리핑 자료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전단 살포 및 무인기 침범 등 대남 자극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철저하고도 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이러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최근 북측의 ‘떠보기’ 도발행위가 끊이지 않고 청와대 사칭 악성 이메일 사건이 발생해 경각심을 높이려는 차원의 조치로 알려졌다.
북한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반발하며 나흘째 대남 선전용 전단을 살포를 이어갔다. 경찰은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에서 전단 1만여 장을 수거했고 인근 파주시 조리읍 봉일
[안두원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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