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4차 핵실험 이후 첫 공개행보로 인민무력부를 방문해 대·내외를 상대로 한 여론전에 직접 나섰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비서가 인민무력부를 찾아 “수소탄 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 위험으로부터 자주권과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제1비서가 “(핵실험은)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며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정정당당한 것”이라며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제1비서가 핵실험 이후 일선 군부대나 핵실험 관련시설이 아닌 인민무력부를 방문해 핵실험의 ‘정당성’을 강변한 것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염두에 둔 대응으로 풀이된다. 인민무력부는 대외적으로 북한군을 대표하며 직접적인 군령권을 행사하지는 않는다. 김 제1비서는 이러한 성격을 가진 인민무력부에서 도발적 언사보다는 ‘미국의 핵위협’을 언급하며 지난 6일 실시한 제4차 핵실험이 방어적 차원의 자위적 조치임을 부각시켰다.
북한은 당분간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서도 물리적 대응보다는 8·25합의 파기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식으로 선전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북한 핵실험 맞대응 차원에서 지난 8일부터 재개한 확성기 방송 내용을 김 제1비서의 실정과 독재체제를 정면 비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방송된 대북 심리전 내용 중에서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이 출연해 김 제1비서의 수산물 증산정책을 거론하며 “수산물 증산은 김정은이 현실을 모르고 내린 지시”라고 꼬집었다. 방송에서는 김 제1비서의 호칭을 생략하고 “독재자 김정은이 경제를 안다면 주민들이 그렇게 못 살 수 있겠습니까?”라는 비난도 나왔다. 또 김 제1비서 부인 리설주가 수천 달러짜리 영국산 옷을 입고 5000달러가 넘는 티파니 목걸이를 착용한다는 내용도 담아 북측 최고위층의 사치행태도 지적했다. 군은 확성기 방송에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며 구체적 실증 사례, 남측과의 비교 등을 함께 제시할 방침이다.
한편 9일 북한이 공개한 기록영화에서는 북한 군부 1인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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