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와 어색한 조우 "신당 작업은 잘 돼가나"

문재인, 안철수와 어색한 조우 "신당 작업은 잘 돼가나"

↑ 문재인 안철수/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30일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상임고문의 추모행사에서 어색하게 조우했습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김 전 고문의 4주기 추모행사에 나란히 참석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 13일 새벽 문 대표가 서울 노원구의 안 의원 자택을 찾아 탈당을 만류한 지 17일 만입니다.

이날 양측이 인사를 나눈 것은 먼저 도착한 문 대표가 문희상·유승희·이인영 의원과 앉아있던 로비 테이블에 안 의원이 합류하면서였습니다.

양측은 악수한 뒤 착석해 행사 순서나 의미에 대해 다른 의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지만 중간중간 침묵이 흘렀고, 안 의원의 표정도 채 풀리지 않은 듯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 대표가 미소띤 얼굴로 안 의원에게 "신당 작업은 잘 돼가나"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안 의원은 "예, 지금 시간이 촉박하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연말연시가 다 없을 것 같다"고 답했고, 문 대표는 "총선 시기에 맞추다 보면 시간이 별로 없죠"라고 받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안 의원이 "지금은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선거구 획정도 끝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라고 거꾸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문 대표는 "내일 본회의를 열어서 처리하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지만 이내 양측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문희상 의원이 구체적인 협상 상황을 물으며 대화를 이어가려 했고, 문 대표도 "합리적으로 하려는데 한계가 좀 많다"고 답했지만 다시 한번 침묵이 반복됐습니다.

이후 문 대표가 농어촌 의석을 최대한 유지하려 한다며 대화를 이어갔지만 안 의원 대신 문희상 의원 쪽만 보면서 이야기를 하거나 안 의원도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등 냉랭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양측의 표정도 점차 굳어갔습니다.

주위에서 행사장으로 이동할 때가 됐다고 알리자 가톨릭신자인 문 대표는 안 의원에게 "종교가 가톨릭인가"라고 물었고 안 의원은 "아내, 딸도 다 견진성사까지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문 대표는 다시 "우리 안 의원님은요?"라고 추가로 묻자 안 의원은 웃으며 "저도 가톨릭학생회 출신"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색한 웃음도 잠시였을 뿐 문 대표가 먼저 일어나 성당안 미사장으로 으로 향했고 안 의원도 뒤를 이어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두 사람은 일어날 때 악수를 나누지 않았고, 미사장에서도 각각 왼쪽, 오른쪽 다른 열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김근태 전 고문의 부인인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을 비롯해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문희상·이미경·오영식·최규성·우상호·유승희·이인영·김기식·유은혜·이학영 의원, 무소속 안철수 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이날 추모미사에는 참석하지 않았고, 이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 묘역 참배와 서강대에서 열리는 추모콘서트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