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 뒤 처음으로 추가 탈당 의원이 나왔습니다.
문병호, 황주홍, 유성엽 의원입니다.
탈당 기자회견 들어보죠
↑ 사진= MBN |
▶ 인터뷰 : 유성엽 / 국회의원 (오늘 탈당 기자회견)
- "정치인은 죽을 때 죽더라도, 끝까지 희망과 대안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사즉생(死則生) 즉, ‘죽고자해야 비로소 살 수 있다.’라는 각오로 희망과 대안을 찾고자 합니다."
사즉생의 각오로 탈당한 이들 의원은 그러나 안철수 의원과 함께 한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뜻밖입니다.
▶ 인터뷰 : 문병호 / 국회의원 (오늘 탈당 기자회견)
- "(안철수 의원과 신당을 같이할 생각이라 하셨는데요?) 그렇게 언론에서 우리를 분열시키려고 하지 마십시오. 얘기한 적 없어요. 우리 세 명은 같이 합니다. 더이상 묻지 마세요."
당내에서 안철수 의원과 함께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주류를 공격한 터라 당연히 이들 세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일단 이들은 안 의원과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왜일까요?
이들 의원의 탈당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입니다.
↑ 사진= MBN |
lamr**** 그래 잘나갔다~
김한길, 이종걸, 주승용, 조경태는 뭐하나 뒤따라 나가야지
frid**** 지금 밖에 기온은 영하권…
추우실텐데 안 의원이나 세분들도….
ta18**** 내년에 신당‧대통합 이런 짓은 하지 말기를.
대통합은 당신들이 튀어나간 의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니까.
lks0**** 송호창 의원 코미디하지 마세요. 어떻게 다시 돌아갑니까?
당신은 정치를 하지 마십시오. 유권자를 바보로 아나?
추운 겨울을 보낼 것이라는 의견이 많네요.
안철수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된 송호창 의원도 탈당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어제 MBN에 출연한 송호창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송호창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어제,뉴스피플)
- "(지금 의원님의 행보를 질타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탈당은 하기 싫고, 그렇다고 또 안 의원을 버리기는 뭐하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안 의원을 버린 것이 아니고, 내년 1월, 2월 가서 또다시 그때 통합을 해야 된다고 하면 더 늦게 되기 때문에 서로 힘들어지기 전에 지금이라도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문 대표님이 역할을 해주십사 요청을 몇 차례 드렸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온 역할을 이해하고 다 아는 분들은 (남는 것을)당연한것이라고 생각하죠."
송호창 의원은 당에 남아서 다시 야권연대, 대통합을 이루는 고리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 가능성이 희박해보입니다.
오늘 광주를 찾은 안철수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의원 (오늘 전북기자간담회)
- "갑질로 국민 마음에 상처주는 분들과 절대 함께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분법적 사고로 나와 생각이 다른 분들을 배척하는 분들과는 절대로 함께 하지 않겠습니다. 총선 넉 달 남은 기간은 어떤 분이 농담으로 그러시더라고요. 조선왕조 500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 다 일어날거다. 굉장히 역동적인 기간이 될 것입니다. "
이분법적 사고로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분들과는 절대 함께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바로 문재인 대표를 두고 한 말입니다.
이런 안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문 대표와 다시 손을 잡을까요?
↑ 사진= MBN |
그랬다가는 더 큰 역풍이 불겁니다.
결국 송호창 의원의 바람은 그저 바람으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사실 송 의원은 한명숙 대표 시절 비례대표로 영입돼 의원 뱃지를 달았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친노 쪽 사람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송 의원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 의원을 따라갔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대표나 친노와 사이가 멀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들에게 등을 돌리고 또 다시 탈당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상당했을 겁니다.
김부겸 전 의원도 안철수 의원의 손을 뿌리쳤습니다.
오히려 안 의원에게 자기가 마시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고 안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안 의원이 탈당하자마자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하고, 문 대표를 비판한 것을 두고 한 말입니다.
▶ 인터뷰 : 김부겸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_어제 YTN라디오
- "지금까지는 미우니고우니 해도 지금 당이 어려우니까 어떻게든 수습을 해야 한다는 당위감이 더 옳게 다가오네요.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시 안철수 대표의 전략공천을 받았던 윤장현 광주시장도 안 의원과 거리를 뒀습니다.
오늘 광주를 찾은 안 의원을 윤 시장은 외면했습니다.
심지어 두 사람은 불과 200m 떨어진 거리에 있었는데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안 의원이 기자회견을 한 시의회 기자실과 광주시청 시장실은 걸어서 3분 남짓한 거리였지만, 두 사람은 만나지 않았습니다.
윤 시장이 특별한 외부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윤 시장은 산적한 시정 현안 해결에 주력하겠다며 탈당 가능성도 일축했습니다.
애초 전망과 달리 비주류 의원들도, 그리고 안철수의 남자들로 불리는 사람들도 안 의원을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왜 '안'따라갔을까요?
↑ 사진= MBN |
안철수 의원은 오늘 광주를 찾으면서, 시장 상인을 만나과 환경미화원을 만나는 등 마치 의기양양한 대선 후보와 같은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광주를 찾아가 대권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안 의원의 행보는 내년 총선보다는 내 후년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의원들은 내후년 대선보다는 당장 내년 총선에서 자신이 뱃지를 달지 말지가 솔직히 더 큰 관심사입니다.
무턱대고 안철수 의원을 따라갔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쓰디쓴 패배를 맛볼 수 있기에 주저주저하는 걸까요?
안 의원이 자신들의 뱃지달기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아직은
안 의원은 이들의 마음을 읽어야 하지만, 안 의원은 이미 스스로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선언한터라 현실에 붙들려 있는 의원들의 말이 들리지 않을 겁니다.
안 의원은 점점 더 외로운 길을 고독히 가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