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이어 오는 5일 서울 도심에서 다시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지난달 집회가 일부 과격한 시위대의 폭력행위와 차벽, 물대포 등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얼룩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집회는 주최 측과 경찰 양쪽 모두 ‘평화시위’를 강조하고 나섰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118개 진보 성향 단체들로 이뤄진 ‘백남기 범국민대책위’는 5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지난달 14일 경찰의 물대포에 다친 백씨의 쾌유를 기원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집회를 마친 후에는 백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이 있는 대학로까지 2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한 뒤 마무리 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2만∼3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집회와 행진은 경찰이 폭력시위로 변질할 우려가 매우 크다며 금지했으나 법원이 전날 경찰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다시 열리게 됐다.
5일 오후에는 광화문 광장에서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진보 성향 단체들이 백남기 농민 쾌유를 기원하는 문화제를 연다. 문화제 행사는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진행된다. 행사는 영상물 상영과 시 낭송, 공연, 퍼포먼스 등으로 이뤄진다. 전농은 이 같은 내용의 광장 사용 허가를 서울시로부터 받았다.
전농 관계자는 “쌀값 폭락 대책 마련 등 농민들의 요구를 다양한 문화적 감각으로 풀어내고, 백남기 농민의 쾌유 기원과 경찰 책임자 처벌 요구 등을 담은 문화제를 열린 공간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광장 집회와 행진을 주최하는 대책위 등 시민단체들은 행사를 평화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1차 민중총궐기에서 수많은 노동자, 농민, 시민이 주장하는 목소리는 묻히고, 폭력·불법 논란으로 집회 자체가 매도당해 아쉽다”면서 “이번 집회는 국민에게 노동개악 저지, 농민 대책 마련,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등의 주장이 알려지도록 평화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등으로 이뤄진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대책위, 490여개 사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집회를 하루 앞둔 4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평화집회 기조를 확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더 많은 국민이 평화롭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집회와 행진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정부는 위헌적인 차벽 설치 등 참가자들을 위축시키고 자극하는 시도를 중단하고, 집회 진행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집회가 신고된 대로만 진행된다면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불법행위는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신고된 집회·행진 구간에는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1만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평화적인 집회를 유도한다. 차벽과 물대포 등은 처음부터 설치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러나 행진 행렬이 신고된 지역을 벗어나 ‘청와대 방향 행진’ 등의 움직임이 보이거나 집회가 폭력·과격 양상을 띠면 마지막 수단으로 차벽 설치와 물대포 사용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혹여라도 ‘복면 시위대’가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경찰 버스를 파손하는 등 불법 행위를 한다면 유색 물감을 살포하는 등 끝까지 신원을
경찰 관계자는 “신고 내용대로 집회가 이뤄진다면 경찰이 이를 제재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경찰에 대한 폭력 등이 있다면 1차 대회처럼 소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채증하고 검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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