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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주 평양을 방문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유엔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반 총장은 지난 5월에도 방북을 하기로 했다가, 북한이 돌연 입국 허가를 취소하면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반 총장은 왜 그토록 평양 방문을 원하는 걸까요?
반 총장은 그동안 전 세계 외진 곳, 불평등이 심한 곳을 자주 찾아 평화와 인권, 복지를 얘기했습니다.
북한 방문도 그 연장선이겠죠?
반 총장이 과거 미국 CBS에 나와 한 얘기를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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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반기문 / 유엔 사무총장(미국 CBS-TV '레이트쇼')
- "(임기 중에 대하기 곤란했던 지도자들은 누가 있었나요?) 제 임기가 끝난 후에 들려드릴수 있는 애기는 많습니다만... (술 등장 술 한장 마시고) 술의 도움을 받아 한 가지만 말씀드리죠. 카다피 기억하시죠? 전 리비아 지도자, 그가 UN에 와서 아주 긴 연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대통령이나 총리에게 통상적으로 15분의 연설시간이 주어지는데 그는 100분을 할애했죠. 그가 연설하면서 자신의 아랍어 통역사를 했습니다. (100분이나 연설을 이어가자) 그가 더 이상은 할 수 없다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더니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반 총장 임기 중에 대하기 곤란했던 지도자 가운데 분명 김정은도 있었을 겁니다.
반 총장은 그런 김정은을 만나러 가는 겁니다.
평양 방문이 이뤄진다면, 역대 유엔사무총장 가운데는 세번째이고, 임기 1년 남은 반 총장에게는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 될 겁니다.
그러나 반 총장의 평양 방문이 꼭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방문 자체가 의미있는 일일수도 있지만, 어떤 결과물도 가져오지 못한다면 주변에서 '쇼' '이벤트'라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반 총장이 평양에서 가져와야 할 선물은 비핵화와 미사일 발사 중지, 유엔 결의 준수, 그리고 인권 문제입니다.
인권 활동을 벌이는 탈북자 박연미 씨의 얘기를 들어보죠
▶ 인터뷰 : 박연미 / 탈북자_2014년 세계젊은지도자회의
- "북한 주민들은 현재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자랄 때 책 노래, 언론, 영화에서 남자와 여자 사이의 사랑 이야기에 관해서 전혀 접하지를 못했습니다. 나는 탈북했습니다. 북한을 탈출한 첫날, 저는 어머니가 강간당하는 걸 목격했습니다. 강간범은 중국인 브로커였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저를 강간하려 했습니다. 제 어머니는 저를 보호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 강간당했습니다. 저희는 사람답게 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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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박연미 / 2015년 10월 영국가디언지
- "우리가 이곳에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싸웠는지 모를 것 입니다. 나는 김정은이 북한에서 2500만 명을 죽이고 있는 범죄자라는 사실을 당신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김정은을 농담거리로 보지 않기를 원합니다."
유엔 대북인권특별결의안까지 통과된 터라 반 총장이 인권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없이 평양을 다녀오면 역풍이 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꺼낸다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북한을 더 자극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반 총장의 평양 방문은 국내에서 더 큰 관심사입니다.
바로 반기문 대망론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지난주 이른바 '친반연대'가 등장했고, 내년 1월 창당을 해 정치세력화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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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라는 그럴 듯한 밑그림까지 그렸습니다.
친반연대의 장기만 공동대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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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장기만 / 친반연대 창당준비위 공동대표
- "반기문 UN 사무총장님이 다음번 대한민국의 선장이 되는 게 좋겠다는 여론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의 이름을 딴 친반연대라고 했고, 후보를 뽑고 있고, 전국에 다 245개인가? 246개? 그거 다 낼 거야, 다. 뭐든지 시작하려면 제대로 그 일을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할 사람들이 필요해요. 그런 사람은 자기 쓸 것을 위해서 자기가 준비해가지고 와요."
하지만 장기만 대표의 말을 그대로 믿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습니다.
당장 내년 3월까지 당원 2천만 명을 모아 국회 200석 이상을 확보한다는 얘기는 흡사 허경영씨를 떠올릴 정도입니다.
친반연대도 실체가 있는 지 궁금합니다.
반기문 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의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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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반기상 / 반기문 총장 동생 (오늘_빅5 단독)
- "('친반연대' 장기만 대표 아시나요?) 무슨 알아야 안다고 하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니깐 모른다고 하지. 그게 무슨 얘깃거리가 되겠습니까? 답답해서. 하나 가치 없는 얘기죠.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 그것에 대해서도?) 일개 국민인 제가 정치하는 분들이 얘기한 걸 이렇다 저렇다하는 건 적절치 않죠. 제가 그 위치에 있다면 모르지만. (반기상 씨를 찾아오는 사람은 없나요?) 그럼요. 이런 나이든 사람을 누가 찾아오겠습니까?"
반 총장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이용해 자신의 영달을 꾀하는 사람들은 아닐까요?
반 총장은 이들의 움직임이 고맙기는 커녕 오히려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법적으로 '친반연대'라는 용어를 쓰지 못하게 하거나, 창당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반 총장은 본인이 원치 않다하더라도 국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없습니다.
이를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들은 더 늘어날 겁니다.
반 총장의 남은 임기는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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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반 총장에게 다른 뜻이 있다면,
그런데 아직은 그 어느 쪽도 움직임이 없습니다.
정말 반 총장의 진심은 뭘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구성 : 이가영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