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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BBC 방송이 세계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을 발표했을 때 깜짝 놀랄 일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탈북 여대생 박연미씨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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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13살 때 어머니와 함께 탈북했고, 자신이 북한에서 겪었던 일과 탈북 과정을 진솔하게 얘기해 화제가 된 인물입니다.
특히 영어가 유창해 외국에서 북한 인권실태를 알리는 강연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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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박연미 / 탈북 인권운동가
- "나에게 김정은은 우스꽝스러운 인물이 아니다. 그렇게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김정은의 헤어스타일과 뚱뚱한 외모가 왜 재미있다고 여기는지 모르겠다. 서방, 이 곳은 낙원이고 천국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곳에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싸웠는지 모를 것이다. 나는 김정은이 북한에서 2500만 명을 죽이고 있는 범죄자라는 사실을 당신들이 알았으면 한다. 김정은을 농담거리로 보지 않기를 원한다."
우리는 북한 열병식을 지켜보면 김정은 북한 제1위원장의 말투와 헤어스타일, 살이 쪘는지, 걸음걸이는 어땠는지 등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습니다.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는 김정은을 패러디한 영상이 인기입니다.
그것을 보면 우리는 웃고 즐겼습니다.
김정은은 꽤나 우스꽝스러운 인물이구나라고 생각하면 심지어 친근함까지 느끼기도 했습니다.
박연미 씨는 이 부분을 꼬집은 겁니다.
자신에게 김정은은 더 이상 농담거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박연미 씨의 말은 진정성 있게 들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그의 표정과 액션까지 그렇게 들릴지는 논란거리입니다.
너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연미 씨의 강연을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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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박연미 / 탈북 인권운동가
- "내가 아홉살 때, 나는 내 친구의 어머니가 공개적으로 처형당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녀의 죄는 할리우드 영화를 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가족들도 투옥되거나 처형 당했습니다. 내가 4살 때, 나의 어머니는 내게 속삭이지도 말라고 하셨습니다. 아무도 나를 듣지 못했습니다. 나는 북한의 독재자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탈북한 후 중국에서 돌아가셨습니다. 나는 그를 새벽 3시에 묻었습니다. 내가 14살 때였습니다. 나는 울 수조차 없었습니다. 나는 북한으로 다시 돌려보내질까 두려웠습니다. 그 날, 나는 탈북했습니다. 나는 나의 어머니가 강간당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강간범은 중국인 브로커였습니다. 나는 13살이었습니다. 북한에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여자는 약하나, 엄마는 강하다' 엄마는 강간 당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날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미모의 여성이 눈물을 훔치며 아픈 과거를 털어놓은 것은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합니다.
또 북한 인권실태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연미 씨의 말이 자주 바뀌는 것을 근거로 신빙성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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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13세때 북한을 떠난 21세의 기억을 믿을 수 있나? 박 씨의 증언이 인터뷰를 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라고 전했습니다.
일부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박 씨 주장은 과장됐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아마도 박 씨가 자신이 직접 겪은 사실과 남에게 전해들은 사실을 혼선해 말했거나 강한 표현을 위해 약간의 과장을 섞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박 씨의 말이 다 거짓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분명, 박 씨의 말은 진실성있게 들립니다.
하지만 과한 표정과 북받친 모습은 의구심을 낳을 수도 있기에 조금은 더 차분하게 북한 인권실태를 알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북한은 분명 지구상 최악의 인권유린 국가입니다.
하지만, 신은미 씨와 노길남 씨 등이 전하는 가공된 사진과 모습을 보면 북한도 사람이 사는 곳이구나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라도 하더라도 평양과 그 외 지역의 삶이 많이 다를 것입니다.
불만을 갖고 있는 주
이 둘을 잘 구분짓고 북한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북한은 조만간 우리가 함께 가야할 대상입니다.
그들의 실체를 정확히 알아야 더 큰 혼란을 막을 수 있습니다.
차분히 북한 내부의 실체를 들여다봤으면 합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