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추진하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일단 접어두고 당내 논의과정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청와대는 전날 유엔방문 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의 귀국에 맞춰 김 대표가 야당 대표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5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반격에 나셨으나 이날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 대표가 자신을 정면으로 겨냥한 청와대 관계자의 지적에 “하나만 빼고 다 틀렸다”, “여당 대표에게 청와대 관계자라는 이름으로 비판하면서 원활한 당청관계를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 “당대표를 모욕하면 여태까지 참았는데, 오늘까지만 참겠다” 등으로 날선 반응을 보였지만, 청와대는 공개대응을 자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은 제도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욱 대변인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반응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따로 논평하지 않겠다” 등으로 피해갔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충남 논산의 계룡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건군 6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김 대표가 불참한다는 점을 전했다.
민 대변인은 “김무성 대표는 불참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참석하며, 정두언 위원장을 비롯해 유승민 의원 등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대거 참석한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대응은 청와대가 공천룰 문제에 대해 속도조절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특별논의기구를 신설해 공천룰 논의를 계속하기로 하면서 오픈프라이머리에 일단 제동이 걸렸고, 청와대가 추가 대응에 나설 경우 ‘공천개입’이라는 비판론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대표를 지나치게 자극해 당청갈등이 심화하면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을 비롯한 개혁과제나 경제활성화 및 민생관련 입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숨고르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당분간 공개적 입장표명 없이 당내 논의 상황을 지켜본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 대표의 전날 반응을 불쾌해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한 참모는 “제도상 문제점을 지적했고 모독하는 내용이 없는데 당 대표가 곡해한 것이다. 오히려 당대표가 청와대에 재갈을 물리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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