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기업의 배당성향이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지난해말 배당소득에 대한 세부담을 줄여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통과시키는 등 배당을 늘리기 위한 제도 정비까지 했지만 정작 공기업들마저도 배당에 인색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서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36개 주요 공기업의 배당성향은 19.4%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을 본 공기업을 제외하고 작년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나머지 28개 주요 공기업의 배당성향을 조사한 결과 24.9%로 조사됐다.
코레일공항철도의 경우 작년 4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봤지만 1원도 배당하지 않았다. 대한송유관공사도 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역시 배당을 하지 않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당기순이익 7109억원 중 681억원만 배당해 배당성향은 9.6%에 그쳤다.
또 최근 3년간(2012~2014년) 적자 등을 이유로 배당을 단 한번도 하지 않은 곳도 한국방송관공진흥공사, 대한석탄공사 등 8곳이나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임금과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줌으로써 내수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국내 시장의 저조한 배당성향으로 인해 투자를 꺼리는 해외자본을 유인하겠다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솔선수범해야 할 선진국에 비해 오히려 공기업 배당성향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란 점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실제로 재정포럼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의 공기업 배당성향은 24.2%로 ▲핀란드 67.5%, ▲뉴질랜드 62.7%, ▲노르웨이 61%, ▲영국 50.1%, ▲스웨덴 48%, ▲프랑스 45.5% 등에 비해 주요 선진국에선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특히 정부가 정부출자기관의 연도별 배당성향 목표를 올해 25%에
김관영 의원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배당성향 향상 의지가 있다면 정부투자·출자 공공기관들부터 솔선수범을 보일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채종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