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협상과정은 '고성'이 오가는가 하면 '전쟁' 발언까지 나오는 그야말로 긴장감과 신경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실시간으로 회담장을 보면서 훈령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호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 협상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리 정상회담'이나 마찬가지.
협상장의 영상과 음성은 실시간으로 청와대의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집무실로 전달됐습니다.
42시간 마라톤 협상에서는 양측에서 고성이 오가며 파국 위기로 치닫기도 했습니다.
남측이 연이은 도발에 대해 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면 북한이 지난 이야기를 한다는 식으로 말꼬리를 돌렸기 때문입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심지어 '전쟁' 발언까지 언급됐다는 전언입니다.
협상 도중 양측은 훈령을 받기 위해 수차례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습니다.
24일 새벽 정회 때는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우리 측에 "차량을 준비해 달라"고 말해 180km나 떨어진 평양으로 가서 김정은 위원장의 훈령을 직접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협상은 2대2 형식으로 진행되다가 벽에 부딪히면 김관진·황병서 1:1회담으로 물꼬를 트기도 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황병서·김양건 두 사람이 서열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협상을 진행했고 황병서가 말을 자연스럽게 잘했다고 전했습니다.
협상 진행 중에는 대표단 뒷자리에 앉은 '전략수행' 요원들도 한 몫 했습니다.
협상 도중 밀린다 싶으면 각종 쪽지를 전달하며 '목소리를 단호히 해라', '허리를 꼿꼿이 세워라', '정회로 시간을 벌어라' 등의 사인을 전달했습니다.
MBN뉴스 강호형입니다.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