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경제자유구역의 ‘롤 모델’ 역할을 해 온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청장과 투자유치본부장의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유치에 차질이 빚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올해 들어 상반기 까지 계약 1건, 양해각서(MOU) 2건에 12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연초 FDI 신고 목표액으로 잡은 15억 3250만 달러의 0.7%에 불과하다.
인천경제청은 작년까지만 해도 훨훨 날았다. 17억1400만 달러의 FDI(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해 전국 8개 경제자유구역이 유치한 FDI의 94%를 차지했다. 연초 목표로 세웠던 FDI 목표액 10억5800만 달러를 상반기에 달성(15억5900만 달러)해 목표액을 올리기까지 했다.
잘 나가던 투자 유치는 공교롭게도 투자유치 라인이 모두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날개가 꺾였다. 현재 인천경제청장은 10개월째 공석이다. 지난 5월 해임한 이종철 청장 후임으로 송재용 전 한국산업은행 부행장을 내정했지만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재공모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투자유치본부장 마저 사의를 표명해 ‘투자유치 핵심 라인’이 와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2인자인 차장이 청장 업무를 대행하고 있지만 도시계획관리 등 210여개 분야의 사무를 관장하고, 중장기 발전계획, 개발·실시계획 변경·승인 등 50여건을 전결 없이 처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월드마켓센터와 시카고 최대 상품거래소인 머천다이즈마트를 벤치마킹해 연중 상설 엑스포 시장을 만드는 엑스포시티 사업은 월드마켓센터와 인천시가 송도 6·8공구 용지 가격에 대한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문화시설과 아웃렛 등을 집적화하는 가칭 신세계타운 조성도 인천시 감사 여파로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서구 검단신도시 경제자유구역 확대, 영종지구를 중심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도 구심점 없이 각개 전투 식으로 흘러가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공약한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청장 공석 사태에 대한 인천시장과 인천시의 후속조치가 부적절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인천경제청을 제대로 진단하고 추진방향을 제대로 정해 이에 걸맞는 인사를 공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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