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1일 취임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한일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도 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에 맞춰 한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17일 외교부는 윤 장관이 오는 22일 주일 한국대사관이 도쿄에서 개최하는 국교정상화 50주년 리셥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21일 한일외교장관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윤 장관의 일본 방문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조율 성격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한일 양자정상회담과 별개로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만일 한중일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리게 될 경우 이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도 자연스럽게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타결책 찾나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상당한 진전’, ‘마지막 단계’를 언급한 바 있어 윤 장관이 기시다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타결책을 도출해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한일관계를 풀 핵심고리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의 이견이 좁혀지고 오는 8월15일 종전 70주년을 계기로 아베 총리가 아베 담화를 통해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뜻을 명확히 하면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 장관이 이번에 일본을 방문해도 한일간 관계개선을 위한 포괄적타결(그랜드바긴)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을 놓고도 한일 양국이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외교부 내에서도 이번 윤 장관의 방일을 계기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획기적인 타결점을 찾을 가능성은 낮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2013년 장관 취임 이후 아직 한 차례도 일본을 방문하지 않았다. 윤 장관은 2013년 4월 말 일본을 방문하려 했으나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자 방문직전에 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2011년 5월 이후 일본에서는 한일외교장관 회담이 열리지 못했다. 기시다 일본 외무상은 지난 3월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때 서울을 방문해 윤 장관의 일본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지한파 아베 특사 방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22일 서울에서 개최하는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 기념식에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특사 자격으로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누카가 의원은 2013년 1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아베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한국은 일본의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던 인물이다. 집권 자민당 내 2번째로 의원수가 많은 누카가파의 수장이기도 한 그는 이번 방한에서도 아베 총리의 메시지를 들고 와 한일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한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누카카 의원은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어 박 대통령을 예방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지난해 10월에도 일한의원연맹 교류 차원에서 방한해 박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갖자”는 아베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메이지유신 세계유산 등재, 일본산 수산물수입금지 WTO 제소 등 여러 현안이 걸려 있는 와중에 분수령이 될 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에 누카가 의원을 특사로 파견한 것은 이런 인연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장도 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야치 국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 책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 관계자 모두 “예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 수교50주년 행사 양국 정상 메시지 대독
주한 일본 대사관이 주최하는 한일수교 50주년 서울 행사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우리 측 정부 대표로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대독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상차원의 축하 메시지를 산자부 장관이 정부 대표자격으로 대독하는 형식이 될 것이며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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