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메르스 때문에 가려있지만, 평상시 같았으면 지금쯤 국회는 황교안 총리 인준과 국회법 논란 등으로 한창 싸우고 있었을 겁니다.
내일(17일)이면 20대 총선을 300일을 앞두게 됩니다.
저희 MBN은 우리 정치권의 문제가 무엇인지 연속으로 집중 진단해보겠습니다.
우선 국회의원의 과도한 특권과 예산낭비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여의도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강화도에 가면 국회의원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수원이 있습니다.
하지만, 거리가 있다보니평일에는 텅 비어 있고, 주말에 가족들과 쉬러 오는 국회 사무처 직원들의 예약만 꽉 차 있습니다.
말 그대로 콘도처럼 사용되는 겁니다.
이런 실정인데도 국회는 또다시 수백억 원을 들여 강원도 설악산 인근에 또 다른 호화 연수원을 짓고 있습니다.
윤지원 기자가 현장을 고발합니다.
【 기자 】
내년 말 완공 예정인 강원도 고성 국회 의정연수원.
이곳에 80여 개 객실을 갖춘 숙박시설과 교육·부대시설이 포함된 지상 4층 규모의 대형 건물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부지 면적은 39만 제곱미터로 축구장 48개를 합친 것보다 넓습니다.
부지는 지나치게 넓고, 책정된 예산은 395억 원에 달하다보니 사실상 '휴양 콘도'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윤지원 / 기자
- "국회는 애초 이곳에 수영장까지 만들 예정이었지만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설악산과 동해 근처에 위치해 휴양 장소로 활용되기 쉽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성국 /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간사
- "주변에 골프장 같은 게 굉장히 많은데요, 그런 곳에 의정연수원을 새로 건립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미 운영 중인 강화도 제1의정연수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MBN이 입수한 이용현황을 보면 주말을 제외하면 거의 이용하는 사람이 없고, 국회 직원들이 가족모임이나 휴양목적으로 사용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 인터뷰(☎) : 국회 사무처 관계자
- "제목은 의정연수원이라고 돼 있지만, 각 숙소는 연수나 교육 이외에 개인 휴양으로도 저희가 쓸 수 있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중복 시설에 국민 혈세 수백억 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jwyuhn@gmail.com]
영상취재 : 김석호·이우진·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