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천안함 5주기에 또 ‘美소행’ 음모론 제기

북한이 천안함 사건 5주기를 전후해 ‘미군 어뢰 공격설’ ‘미군 잠수함 충돌설’ 등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26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천안호 사건은 미국이 백악관의 지령에 따라 조선 서해상에서 침몰된 미군 잠수함을 구출하기 위해 조작한 특대형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천안호는 그 어떤 어뢰공격이나 폭발에 의해서가 아니라 미군 잠수함의 의도적인 충돌에 의해 두동강이 났다는것이 세계여론과 과학자들의 주장”이라며 미국에 책임을 전가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5일 발표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고발장’에서도 “천안호 침몰사건은 철두철미 미국의 치밀한 정치군사적 이해타산으로부터 고안되고 실행된 모략극, 날조극”이라고 미국을 배후로 지목하며 음모론에 불을 붙였다.
북한이 이처럼 천안함 5주기를 맞아 미국을 때리고 나선 것은 우리 정치권 안팎에서 5·24 조치 해제·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 편승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또 한·미 양국이 북핵대응 차원에서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실전 배치를 본격 논의하려는 상황에 대한 나름의 대응적 ‘여론전’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5·24조치 해제를 위해서는 북측의 책임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5·24 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정부가 취한 대북 조치로서 남북관계의 정상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안보상의 조치였다”며 “5·24 조치 해제를 위해서는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향후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되면 5·24 조치를 포함한 여러 현안을 논의하고 접점을 마련해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확보해나가겠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