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미 대사가 공격당한 지 엿새만에 퇴원했습니다.
수술 경과가 좋았고, 모습도 밝아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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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퍼트 대사 퇴원 / 사진 = MBN |
리퍼트 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마크 리퍼트 / 주한 미국 대사 (오늘)
- "한국 분들이 불러주신대로, 저는 계속해서 동네 아저씨이자 세준이 아빠입니다."
▶ 인터뷰 : 마크 리퍼트 / 주한 미국 대사 (오늘)
-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한국과 미국에 훌륭한 국민의 우정에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사랑에 감사드리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같이 갑시다."
리퍼트 대사는 우리 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선명히 말했습니다.
이번 일로 한미 관계가 어긋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고한 표현입니다.
리퍼트 대사는 또 한국이 안전한 국가라고 강조했습니다.
더 들어보죠.
▶ 인터뷰 : 마크 리퍼트 / 주한 미국 대사 (오늘)
- "통상적으로 경호, 전술, 기술 내지는 절차에 대해서는공개적으로 우리가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서울이나 그리고 한국 여타지역을 다닐 때도 굉장히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고, 양국 간에는 장기간 그리고 생산적인 사법집행 당국 기관의 협력이 있었습니다."
불의의 공격을 받았고, 그것도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면 심리적으로 대단히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것이 불안할 수 있습니다.
리퍼트 대사가 미국이나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해도 우리로서는 뭐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리퍼트 대사는 한국 잔류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한국은 안전하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말은 우리보다는 미국민에게, 또 세계인에게 더 큰 파장을 던졌을 겁니다.
이번 일로 한국은 테러가 일어나는 국가, 위험한 국가라는 이미지가 생길 뻔 했는데 리퍼트 대사의 이 말로 그런 불안은 사라졌습니다.
이 말을 해준 리퍼트 대사에게 우리가 '땡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이번 일로 남북갈등이나 남남갈등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기종의 행위를 옹호한 북한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드러낼 법도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같이 갑시다'라는 말 속에는 한미 관계뿐 아니라 북미관계, 또 남북관계가 잘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됐을지도 모릅니다.
정작 공격의 당사자인 리퍼트 대사는 이렇게 '톨레랑스'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은 그러지 못합니다.
과대 망상자의 행동인지, 아니면 배후가 있는 종북 세력의 소행인지를 놓고 다시 갈라지고 있습니다.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군현 / 새누리당 사무총장
- "과거 행태 책임에 대해서 비판하는 논평 두고 윤리위 제소 검토한다고 하면서 여당 협박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김기정 비호찬양 성명에 대해 유명 표명한다며 비판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속담에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 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뜻이 오히려 이번 사건에 간접적으로라도 책임이 있는 야당이 오히려 큰 소리 친다는 걸까요?
새누리당은 야당이 집권하던 시기에 김기종이 북한에 다녀왔고, 통일위원으로 활동했다며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런 여당의 태도를 종북몰이라고 맞받아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경협 /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부총장
- "사고수습 무엇이 원인인지 집권세력 모습보다 불행한 사태를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야당과 어떻게 연계 시켜 정치적 이득 얻을지 계산, 공세 펼치고 있다. 또다시 고질적인 종북병 재발했다."
과대망상증 환자의 돌출 행동을 종북몰이로 가져가 떨어진 새누리당의 지지율과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이 사건 이후 오름세로 돌아섰습니다.
정말 새누리당이 이런 흐름때문에 종북몰이를 하는 걸까요?
그런 의도는 없었다하더라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입에서는 북한과 김기종을 연계시키려는 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김무성 대표와 하태경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지난 8일)
- "종북 좌파들이 한미동맹을 깨려고 시도했지만…."
▶ 인터뷰 : 하태경 / 새누리당 의원
- "(김기종의) 이런 인식 때문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 대사가 타깃이 된 겁니다."
그러자 북한이 또 이를 문제삼았습니다.
병문안을 간 김무성 대표와 나경원 외통위원장, 그리고 하태경 의원에 대해 '매장해버려야 할 대결 쓰레기'라는 제목으로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이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판하면 할 수록, 보수층은 집결하고 그 지지는 새누리당으로 향하기 마련입니다.
여당으로서는 종북몰이의 달콤한 유혹을 더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종북
리퍼트 대사가 같이 가자했듯이, 우리 정치권도 이번 일을 계기로 같이 가자고 서로 손을 내밀 수는 없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