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차관의 발언은 미국이 한·일 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편을 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망언'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사까지 왜곡하는 일본의 우경화를 용인하겠다는 의도까지 깔려 있어 우려가 깊어집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 버락 오바마 / 미국 대통령 (지난해 4월 한미 정상회담)
- "(위안부 문제는) 매우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생각합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강도 높은 발언에 이어 미 국무부는 지난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면담하며 대일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 인터뷰 : 젠 사키 / 미 국무부 대변인 (지난해 8월)
- "위안부 문제는 개탄스럽고 중대한 인권위반 행위입니다."
올 1월에도 과거사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타깃은 여전히 일본이었습니다.
▶ 인터뷰 : 젠 사키 / 미 국무부 대변인 (지난 1월 5일)
- "일본이 역사문제에 대한 우려를 우호적인 대화를 통해 이웃나라들과 풀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번 셔먼 차관의 발언에서 미국의 입장은 360도 달라졌습니다.
한·중 양국을 겨냥한 듯 "과거의 적을 비난해 값싼 박수를 받는다"거나 '도발'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 인터뷰 : 웬디 셔먼 / 미 국무부 차관
- "(과거의 적을 공격하는) 도발은 진보가 아니라 마비를 가져옵니다."
지난해 말 아베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더욱 강화된 미·일 밀월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TPP,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의 조기 체결을 위해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입니다.
또, 한미일 동맹의 약화를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미국의 조바심이 반영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그러나 미국의 잘못된 신호로 일본의 역사 퇴행적 언행이 계속된다면 한미일 삼각동맹은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