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불립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세 번째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이병기 내정자는 전임자들과는 조금은 다른 스타일로 평가됩니다.
보도에 김천홍 기자입니다.
【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 출범과 함께 허태열 비서실장을 임명합니다.
시장과 도지사,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쳤던 허 전 실장에게 이른바 '관리형' 실장 역할을 기대했던 겁니다.
그러나 허 전 실장은 불과 5개월 만에 전격 경질되고 맙니다.
바통을 물려받은 김기춘 전 실장은 정치, 법조 분야 등을 오래 거친 이른바 '정무형'으로 분류됩니다.
공교롭게도 공안검사 출신인 김 전 실장 재임 시절 종북세력 논란이 뜨거웠고, 통합진보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당 해산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3선 의원 출신답게 여의도 정치까지 확실히 장악하며 '기춘 대원군'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 내정자는 전임 실장과 대비되는 '분업형' 비서실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직 의원인 총리와 특보단에게 정무기능을 상당 부분 넘겨주고, 대신 비서실은 박근혜 정부의 강점인 외교·안보 분야와 대통령 보좌라는 고유 업무에 전념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박상병 / 정치평론가
- "청와대의 기능을 보좌 기능으로 맞출 수 있는 인물을 최측근 인사에게 맞긴 겁니다."
신임 실장의 역할이 이같이 규정된다면, '돌려막기'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강행한 이병기 비서실장 카드가 오히려 약해진 당정청 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