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청와대 수석 항명 사태로 인해 김기춘 비서실장의 입지는 더 좁아졌습니다.
가뜩이나 교체설에 시달렸던 김 실장, 이번에도 인적 개편의 파도를 넘고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정광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 사퇴 이후 김기춘 비서실장의 위상은 또 한 번 추락했습니다.
비서실장의 명령을 수석이 거부하는 장면이 국회 생중계 화면으로 온 나라에 중계되면서, 김 실장은 체면을 구기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진성준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지난 9일)
- "이래 가지고서야 (비서실장이) 현안에 대해 제대로 보고받고 국민적 의혹을 짚어서 물을 수 있겠습니까?"
예상대로 김 실장 책임론과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경선에 나선 3명의 주자는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김 실장 교체론을 꺼냈고.
새누리당 내 친이계 의원들 역시 김 실장을 비롯한 인적 쇄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반대로, 김 실장이 김 전 수석의 '항명'에 강경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비서진의 항명에 엄중히 대응하면서, 업무적으로 청와대 비서실을 장악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기춘 / 대통령 비서실장(지난 9일)
- "비서실장이 지시한 데 대해 공직자가 응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정수석의 항명이 김 실장에게 또 다른 위기가 될지, 아니면 다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