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당권경쟁 구도가 후보 등록을 앞두고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빅 3'의 한 축을 이루던 정세균 의원이 26일 전격 불출마를 결정하면서다.
여기에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아온 김부겸 전 의원도 비주류 의원들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 불출마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박지원 문재인 의원의 양자대결로 전당대회 판도가 재편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문 의원은 각각 호남과 김대중 전 대통령, 영남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세력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이란 경력과 진보 쪽에 기운 성향은 같지만 출신 지역과 정치하는 스타일은 정반대다. 누가 우위에 설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현 시점에선 문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 의원의 지지층이 친노계의 좌장 격인 문 의원 쪽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다른 한편으론 친노 결집에 대한 반작용이 커져 관망하던 비노, 호남 쪽 표심이 박 의원에게 쏠릴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양강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 중에서 당대표 본선 출전자 3명을 걸러내는 예비경선(컷오프)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86그룹(60년대생·80년대 운동권)을 대표하는 이인영 의원이 본선에 오르면 '빅 2' 중 상대적으로 진보적이고 젊은 문 의원의 표를 가져오면서 박 의원이 유리해질 수 있다.
반대로 비노 쪽에서 호남 출신이나 중도성향 주자를 밀면 문 의원의 대세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예비경선에서 이변이 일어나 판세가 짙은 안갯속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강경파와 구원이 있는 박영선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 세대·세력·정체성 변화의 깃발을 들면 '빅 2'의 구도 자체가 일거에 허물어질 수 있다.
김영환·박주선·김동철 의원의 단일화와 영남의 유일한 3선인 조경태 의원이 돌풍을 일으킬지도 관심거리다.
정 의원의 하차로 전대 구도의 유동성이 증폭된 이날 박지원 의원은 강원도를 찾아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만나는 등 당권을 향한 광폭 행보를 계속했다.
성탄절을 맞아 귀향한 문재인 의원은 이날 부산에 머물며 출마에 관한 메시지를 가다듬은
지난주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누빈 이인영 의원은 이날 경북으로 올라가 지역위원장들을 만났다. 조경태 의원은 광주에서 '새정치연합의 미래를 묻는다'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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