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0년 전에도 남북 정상회담을 주선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04년 7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남북한에 차례로 보냈습니다.
여기서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주선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제안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우리는 남북 어디든 좋지만, 한반도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반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미국의 강력한 반대도 있었습니다.
이번 역시 모스크바에서 남북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우선 봐야 할 것은 김정은의 태도입니다.
▶ 인터뷰(☎) : 홍현익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50명 정도의 정상이 오는데 김정은이 그 무리에 섞여서 한 명의 정상으로 참여하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요. 김정은은 완전히 거기서 '왕따' 당할 테고. 그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굳이 러시아를 가려고 하겠는가…."
우리로서도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정상이 만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세계적인 빅 이벤트"라며 "그런 이벤트를 제3국의 주선으로, 그것도 여러 나라가 모이는 장소에서 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남북관계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커지는 것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 역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