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오늘 회동을 갖습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회동을 갖는 것은 지난 9월16일 이후, 그리고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이 국회를 찾은 이후 약 두 달여만입니다.
앞서 7월에는 김무성 대표가 당 대표가 됐을 때 청와대를 처음 찾은 적이 있습니다.
▶ 박근혜 / 대통령(7월15일)
- "호흡 맞춰서 국가적으로 큰 과제인 경제회복과 국가혁신 잘 해주시기를 부탁."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7월15일)
- "우리 모두는 풍우동주다. 어떤 비바람 속에서도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입니다. 대통령 잘 모시고 잘하겠습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로 여당 지도부를 초청하는 것은 뭔가 할 말이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 회동 역시 어제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APEC 정상회의와 한중, 한미 정상회담 뒷얘기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눈과 귀는 국내 현안에 대한 얘기에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최고위원회의를 끝내고 나온 김무성 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11월20일)
- "(오늘 회동하면 의제는)
= 의제가 없다. 전반적 얘기.
(청와대 제안?)
= 한분말 말씀하십쇼...FTA 두개 국가와 체결했고, 국회에 보고 성격의 하실 말씀의 계실 걸로...또 정기국회 며칠 안남았기 때문에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교환 할 생각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여든 야든 많이 만난다고 했는데 이번엔 여당만.. 혹시 뭐 야당 만날 계획 있는지? 아니면 야당 만나라고 말씀하실건지?)
= 대통령이 상당히 만나고 싶어 할거다."
내년 예산안 처리는 의례적으로 얘기한다고 쳐도, 공무원연금개혁과 야당이 주장하는 4자방 국정조사는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 사이에 의견일치를 보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무성 대표의 말을 조금 더 들어보죠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11월20일)
-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청와대 연내처리, 당대표는 연내처리 어렵다고 말씀하시는거 같은데.)
= 공무원연금개정안은 법안이다. 야당과 합의 안하면 될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시기를 가지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야당에 대한 예의 아니라고 생각, 목표는 연내 처리고.. 아까 이인제 최고위원이 말씀하셨듯이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시간 끄는건 나쁘다."
청와대는 올해가 가기 전에 공무원연금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김무성 대표는 시간을 못박고 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어떻게 조율될까요?
4자방 국정조사와 관련해서는 어쩌면 쉽게 의견접근이 이뤄질지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산비리와 관련해 강도 높게 비판한데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유연한 태도를 보였기때문입니다.
박 대통령의 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 역시 4자방 비리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완구 / 새누리당 원내대표(어제)
- "국정조사나 이런 문제들은 일단 정기국회가 다 끝난 연후에 이 문제에 대해서 검토하겠다는 말씀 드린다."
▶ 인터뷰 : 이정현 /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늘)
- "늘상 우리가 보면 국회 국정조사를하든 감사를 하든 구조적이고 비리와 문제점 해결 방법은 한가지이다. 있는대로 그 실상이 알려져야만 그다음에 뭐가 잘못됐는가 찾아서 시스템 개혁 이뤄지는 것이다"
공무원 연금개혁만 빼만 오늘 회동은 화기애애할 것 같습니다.
이런 당청 분위기때문인지 몰라도 친박계 의원들도 당분간 김무성 대표에게 호의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어제 친박계 의원들은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국회로 초청해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지난달 29일 모임에서 반기문 사무총장 대선출마설을 꺼낸 터라 어제 모임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오늘 한 신문을 보니, 어제 모임에서는 당분간 김무성 대표를 흔들지 말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집권 2년 밖에 안됐는데, 다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소리도 나왔지만,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 연금 등 박 대통령의 우선적인 정책을 잘 돕고 있으므로 당분간
김 대표의 말처럼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 그리고 김무성 대표는 '풍우동주'이 공동운명체로 다져지고 있는 걸까요?
오늘 회동 분위기가 어땠는지, 무슨 말이 나왔는지 궁금해집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