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2명을 모두 석방한 배경에는 유엔에서 추진되고 있는 북한 인권결의안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오는 11일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는 속내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기자 】
미국인 억류자를 전격적으로 석방한 북한의 속내는 일단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을 바꾸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부분은 유엔 총회 차원에서 추진되는 북한 인권 결의안입니다.
지난달 22일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 제3위원회에 제출된 결의안은 이달 안 채택, 그리고 뒤이어 유엔 총회 상정이 예정돼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결의안에서 '북한 최고 지도자와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권고'라는 문구를 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유럽연합과 일본이 작성한 결의안 초안에는 미국 역시 공동 제안국으로 서명한 상태입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으로서는 대외적 평판과 이미지를 개선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었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억류자 석방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는 11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석방 결정을 내린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대북 제재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에 이를 거부할 일종의 명분을 만들어 줬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대북 문제에 강경한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국 의회를 장악했다는 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