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서 때때로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질의하는 거다, 이건데요.
그런데 가끔 '국민이 과연 이런 걸 궁금해 할까' 싶을 때도 있습니다.
오늘(20일) 서울시 국감이 그랬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뜬금없이 '진돗개 혈통'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서울시장 공관에서 키우다 최근 예산 논란이 일자 서울대공원으로 옮긴 진돗개가 순수 혈통인지 여당이 문제 삼은 겁니다.
▶ 인터뷰 : 이노근 / 새누리당 의원
- "문제가 뭐냐면 이 개가 정식으로 진돗개냐, 혈통 증서 있습니까? 없잖아요. 가격이 얼마냐고 하니까 15만 얼마요?"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 "꼭 순종이나 혈통이 있는 것만 (동물원에) 써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 인터뷰 : 이노근 / 새누리당 의원
- "동물원에 누가 일반 잡견을 보러 갑니까? 말도 안 되는 얘기를…."
국감 내용과 상관없이 갑자기 대선 출마 계획을 묻는 질의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김태흠 / 새누리당 의원
- "임기 채우실 겁니까, 말 겁니까? 확실히 대답해주세요.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의원
- "당연히 채워야죠."
▶ 인터뷰 : 김태흠 / 새누리당 의원
- "임기 채운다고 그러면 뭐 다음 대통령은 출마 안 하실 모양인데 확실히 대답하셨습니다."
여당의 십자포화가 쏟아지자 야당 의원들이 나서서 '힘들겠다'며 박 시장을 감싸는 웃지 못할 장면도 펼쳐졌습니다.
이번만큼은 호통과 질타 대신 정책 국감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의원들.
국민을 대표해 피감기관에 대한 속 시원한 감시와 비판을 했는지 스스로 돌이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MBN 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재기 기자
영상편집: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