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세계, 현대 등 상위 3개 백화점은 불경기에도 높은 매출을 기록해왔습니다.
여기에는 중소 입점업체들에 대한 쥐어짜기식 횡포가 한몫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시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중소기업 사장 조 모 씨는 부도를 맞은 동료 입점업체들만 생각하면 속이 끓어오릅니다.
▶ 인터뷰 : 조 모 씨 / 입점업체 사장
- "특약매입이라는 게 재고 부담을 내가 다 책임져야 하고 여기는 무법 천지예요. 깡패들보다 더한 거지."
입점할 때 맺은 특약매입거래 계약 탓에 버텨나는 업체가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겁니다.
특약매입 거래란 백화점이 입점 업체로부터 상품을 외상으로 사들여 판매한 뒤, 판매하지 못한 상품은 입점업체에 도로 반품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신생·중소업체들은 이 과정에서 재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특히 이들 백화점들은 영업이익을 비롯한 총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습니다.
이같은 고공 행진은 전체의 70%에 달하는 특약매입 거래로 입점업체를 쥐어짰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백화점 측은 거래 관행과 공정위의 규제완화 방침 등을 이유로 들며 사실상 특약매입거래를 축소할 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도 불법이 아닌 만큼 딱히 문제 삼을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 인터뷰(☎) :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 "특약매입이든 직매입이든 거래 방법이 많은데 그건 선택권이에요."
이른바 '을'의 숨통도 틔워줘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김영환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공정위 존립이 의심스러운 발언입니다. 상생한다는 생각으로 납품업체에게도 숨통을 틔워줘야 합니다."
한쪽만의 고공 성장이 아닌 '동반 성장'의 길에 대해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시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