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6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김관진 안보실장과 김진태 검찰총장 문책론을 예의주시하면서 여론의 향배를 살피고 있다.
김 실장과 김 총장은 각각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부실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결부돼 있어 청와대는 정치권의 움직임과 민심의 향방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두 사건과 관련해 "일벌백계",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한 뒤 권오성 육군참모총장과 이성한 경찰청장이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입장이다.
2기 내각의 출범 등 국정 정상화에 시동을 건 마당에 이들 두 사건이 상당한 악재이기는 하지만 청와대의 발빠른 고강도 문책카드를 통해 여론악화를 봉합했다는 인식에서다.
하지만 야당은 윤 일병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을 정조준하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고, 검경 문책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며 김진태 검찰총장의 책임론까지 부상하고 있는 점 등이 청와대로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새누리당내 일부 쇄신파 의원들이 이러한 흐름에 동조하는 것도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며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김 실장과 김 총장 문책 국면으로 사태가 커질 경우 새누리당의 7.30 재보궐선거 압승을 통해 가까스로 잡은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잃어버리고 2기 내각의 동력도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당장 국가 안보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담당하고 있고, 김 검찰총장의 거취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동반 퇴진론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더욱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서는 두 사람에 대해 일단 방어막을 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여론을 향배를 지켜보겠지만 그렇다고 야당의 주장에 동조할 수는 없다. 국정운영을 위해 함께 해야 할 사람도 있다"고 밝혔고,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참모총장 사퇴로 끝내는 게 맞고, 검찰총장도 어쩔 수 없다"며 "이제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실장과 관련된 국방부 해명 발표 자료를 다시 소개했다.
국방부 해명은 "김 실장은 윤 일병 사건 직후 보고를 받았으나 최근 보도된 엽기적인 내용은 없었고, 김 실장은 구타 사망 사건을 심각히 여기고 고위 정책간담회에서 세심히 살펴보라는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다.
또 민 대변인은 검경 수뇌부 문책 형평론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윤 일병 사건의 진상 조사 결과와 검찰 수뇌부 퇴진론에 대한 여론의 움직임에 따라 추가 문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김 실장의 경우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서 사건을 축소했는지, 적절한 조
또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언급에 따라 검찰총장도 퇴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 두 사람의 거취를 둘러싼 청와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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