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흥미로운 대결이 많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먼저 서울에서는 동작을에서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과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가 맞붙습니다.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일부터 이틀간 동작을 유권자 501명, 순천·곡성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나경원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자 대결 시 나 후보는 51.9%, 기 후보는 22.3%, 노 후보는 14.1%를 기록했습니다.
기 후보로 야권 단일화했을 때는 나 후보가 53.9%, 기 후보가 36.4%였고, 노 후보로 단일화해도 54.8%대 37.0%로 나 후보가 앞섰습니다.
나 후보가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앞선데다 야권의 공천 파동으로 2040세대의 마음이 또 야권에서 멀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세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나경원 / 새누리당 서울 동작을 후보
- "나경원을 주민으로 가족으로 받아주실 때까지 손 맞잡고 듣고 또 듣겠습니다."
▶ 인터뷰 : 기동민 / 새정치민주연합 서울 동작을 후보
-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시작됐던 서울의 새로운 변화 여기서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나 후보의 어제 출마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노회찬 / 정의당 서울 동작을 후보
- "양보하러 동작구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끝까지 완주할 것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이 그 오만한 자세를 버려야 합니다."
박근혜의 남자 이정현 전 수석과 노무현의 남자 서갑원 전 의원이 맞붙는 전남 순천 곡성도 심상치 않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이 후보는 30.5%의 지지율로 42.4%를 얻은 서갑원 새정치 민주연합 후보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의 이런 지지율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전남에서는 꽤 높은 겁니다.
광주에서는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출마로 여야 간의 공방이 뜨겁습니다.
권은희 후보의 출사표입니다.
▶ 인터뷰 : 권은희 /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어제)
- "선거 출마를 결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의 권유를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내에서는 텃밭이 아닌 다른 지역에 권 후보를 내보냈어야 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광주의 딸이 아닌 대한민국의 딸로 활용했어야 한다는 뜻이지만, 그 부정적 여파 또한 적지 않을 듯합니다.
지난해 내내 정국을 뒤흔든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국민의 피로도가 큰 만큼 권 전 과장의 출마가 결코 선거에 긍정적 효과만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잘못된 공천임을 부각시키며 재보선 판세를 뒤흔들겠다는 전략입니다.
▶ 인터뷰 : 조해진 / 새누리당 의원(오늘)
- "권은희 전 과장에게 일말의 진정성이라도 있었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제안을 거절했어야 한다. 사회적 책임으로 출마한다고 했는데, 책임지는 건 거짓 폭로로 국민 속이고 나라 혼란 빠뜨린 것을 사과하고 자숙하는 게 책임지는 것이다"겠다."
다른 지역들도 흥미를 끕니다.
영원한 대선후보인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은 남경필 경기지사가 내리 5선을 한 경기 수원병에 나섰습니다.
상대는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린 김용남 변호사입니다.
새누리당이 18년간 지켜온 곳이라 손 고문으로서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듯싶습니다.
바로 옆 수원을에서는 여검사 출신들인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와 백혜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맞붙습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박광온 새정치연합 전 대변인이 붙는 수원정도 관심지역입니다.
손학규 고문이 바람을 일으켜 수원 지역을 싹쓸이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새누리당이 압승을 할까요?
유정복 인천시장이 놓고 간 김포에서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굽네출신'으로 유명한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와 승부를 가립니다.
도농복합지역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터라 경남에서만 정치를 해온 김두관 후보로서는 버거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서울 동작을과 광주 광산을을 제외하곤 여야 모두에게 모든 곳이 격전지이고, 딱히 우세라 할 만한 곳이 없습니다.
애초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잇따른 인사참사와 세월호 여파로 야권에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분위기가 꼭 그런 것만도 아닙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파동은 야권에 대한 기대를 또 접게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윤상현 / 새누리당 사무총장(오늘)
- "결국 호남 국회의원 자리가 안철수 김한길 대표에게는 주머니 속의 공기돌이었다. 정당성, 어떤 명분도 찾을 수 없다. 정치 퇴행이다. 새정치 아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오늘)
-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 드린 운동화 한 켤레 정도 다 닳도록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주시기 바란다. 그러시면 당선되실 수 있을 것이다."
15개 선거구에서 치러지는 이번 재보궐선거는 미니 총선입니다.
여야 모두 민심을 확실히 얻지는 못했습니다.
마음에 썩 들지는 않지만 우리는 또 누군가를 뽑아야합니다.
최선이나 차선이었으면 좋으련만, 이번에도 최악을 피해 차악을 택해야 하는 고통을 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ㄴ디ㅏ.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