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민이 동해에서 표류하다가 우리 당국에 구조된 일이 또 발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23일 "지난 16일 동해 독도 인근 해상에서 고장난 소형 오징어잡이 어선에 탄 북한 주민 1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20대 남성인 북한 어민은 정부 합동신문 과정에서 남측에 귀순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정부는 인도주의 측면에서 이를 존중키로 했다.
이 어민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입소해 정착 교육을 받게 된다.
정부는 구조 어민이 귀순을 희망함에 따라 북한에는 별도의 공식 통보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편 최근 북한 어민들이 동해 먼바다에서 표류중 우리측에 구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1일 울릉군 관음도 북방 0.8㎞ 해상에서 엔진 고장으로 표류중이던 어선이 발견돼 선원 3명이 구조됐다. 이들 어민중 2명은 귀순하고 1명은 본인 의사에 따라 북한에 돌아갔다.
지난 13일에도 독도 동북쪽 60여㎞ 해상에서 침몰 중이던 북한 소형 어선이 발견돼 선원 5명이 구조됐다. 이들은 모두 희망대로 북한에 송환됐다.
정부는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수산물 확보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잇따른 표류 사고가 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작년 연말부터 김정은이 수산업 관련 시설을 많이 방문하고 (수산물 확보를) 강조하고 있어 (북한) 관련 부서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조업을 하는 게 아닌가 추정을 해 볼 수 있다"며 "동해에 오징어 어장이 형성돼 북한 선박들이 먼바다까지 나갔다가 선박상태가 나빠 조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징어 산란기가 끝난 6월부터 동해에 오징어 어장이 잘 형성돼 북한의 낡은 소형 어선들도 위험을 무릅쓰고 먼바다까지 출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13일 구조된 어선은 출항한 함경북도 청진에서 500여㎞나 떨어진
정부 관계자는 "북한 어선들은 뗏목 수준의 선체에 경운기 엔진을 붙이는 등 조악한 것들도 있다"며 "수산물을 많이 생산하라는 상부의 지시 때문에 이런 배로 먼바다까지 나가 무리하게 조업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계속 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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