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법으로 주목받은 '김영란법'이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여야는 6.4 지방선거 이후 새로 구성되는 후반기 정무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국회 정무위는 27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일명 김영란법)'을 재심의했다. 그러나 이해 충돌 방지 제도 등 일부 쟁점에서 합의하지 못해 처리가 불발됐다.
정무위원들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이 안건은 이달 말 새로 구성되는 후반기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소위는 이날 핵심 쟁점사안으로 꼽혀온 대상 공직자 확대와 범위 설정, 공직자 금품수수 형사 처벌 시 직무관련성 적용 여부에 대해 합의하고 이를 후반기 새로 구성되는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반영해줄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우선 소위는 주요 쟁점이었던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공직자의 범위를 국·공립학교뿐 아니라 사립학교, 사립유치원으로 확대하고 KBS·EBS뿐 아니라 모든 언론기관 종사자로 확대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경우 직접 대상자 수는 186만명에 해당하며 이들의 가족을 포함할 경우 최소 550만명에서 최대 1786만명가량까지 늘어난다.
핵심 쟁점인 '직무관련성'과 관련해선 대가성 및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했을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입법예고안을 수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이 같은 합의사항 발표는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이르면 6월에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논의가 원점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정무위는 이해충돌 방지제도와 관련,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어 국민 청원권과 민원제기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제도는 공직자가 자신 또는 가족, 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정안에서는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와 충돌하는 직무수행 범위와 관련해 예외사항을 가려낼 수 있는 제척·회피 조항이 구체화되지 않아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태다.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정부가 낸 현 상태의 법안을 적용하면 국가의 모든 사무를 관장하는 국무총리 등 포괄적 직무관련자의 가족들은 이론상 직업을 가질 수 없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가족에게도 이 법(이해충돌 방지제도)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 경우 헌법에서 천명한 '연좌제' 금지
이어 김 의원은 김영란법 처리가 불발된 데 대해 "이 법안이 제정법이기 때문에 합의한 내용만 처리할 수 없는 난관에 봉착했다"며 "합의사항은 후반기 법안심사소위에서 상반기 소위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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