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을 맞아 각 당이 후보 결정에 여론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세월호 사고와 여론조사에 대한 피로감 등이 겹치면서 여론조사 응답률이 더욱 낮아지고 있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수화기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선거와 관련하여 여론조사 중이오니 잠시 응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만 19세 미만이면 1번…."
선거철에 흔히 걸려오는 전화 여론조사입니다.
하지만, 연이은 질문 세례에 도중에 끊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김지자 / 서울 효창동
- "그냥 내가 바쁘고 이럴 적에는 끊어버리고, 만날 하는 소리가 그 소리 같아 들어보면…그래서 끊었어요."
아예 듣자마자 수화기를 내려놓기도 합니다.
▶ 인터뷰 : 김여원 / 인천 간석동
- "10분만 간단하게 참여해달라고 했는데 딱히 시간이 없는 건 아닌데 (대답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끊었어요. 귀찮아서…."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심지어 서울의 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불과 1.16%에 머물렀습니다. 900명의 답변을 들으려고 무려 15만 통이 넘는 전화를 돌린 겁니다"
잦은 여론조사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세월호 침몰 사고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입니다.
"뭘 물어볼 건데요? (정치분야 여론조사 실시하고 있어요.) 지금 나라가 애들이 죽어서 난리인데 그런 거 해요?
「실제 한 여론조사 기관 통계를 보면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여론조사는 이전 여론조사 응답률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
▶ 인터뷰(☎) : 여론조사업체 관계자
- "선거철 되면 응답률이 낮아져요. 워낙 각종 홍보 전화나 ARS도 많이 돌고, 요새는 세월호 때문에 기분도 안 좋은데 선거 때문에 물어보면 짜증 나잖아요."
낮아진 응답률은 여론조사의 전체적인 신뢰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규성 / 서울시립대 통계학과 교수
- "5%, 10%라고 하면 응답하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을 응답자가 다 대변했다고 보기는 의심할 수 있는 거죠."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실망감까지 더해지면서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정치권의 분발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영상취재 : 최선명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