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건강 악화로구급차에서 북녘 가족을 만났던 김섬경(91) 할아버지가 지난 5일 끝내 숨을 거뒀다.
64년을 기다린 딸 춘순(68), 아들 진천(65) 씨와 재회한지 44일만이다.
김 할아버지는 6·25 전쟁통에 만삭이던 처와 어린 남매를 친척집에 두고 잠시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북쪽 집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했다.
"죽더라도 금강산에서 죽겠다"며 구급차에 실려 금강산으로 향했던 김 할아버지는 상봉 첫날 비좁은 구급차 속 침대에 누운 채 자녀를 만났지만 결국 이튿날 건강 악화로 상봉을 중도에 포기하고 조기 귀환해야 했다.
이후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5일 숨을 거둔 것이다.
지난 상봉 때 김 할아버지와 동행했던 남쪽 아들 진황(52·서울 성북구 정릉동)씨는 8일 대한적십자사 관계자에게 부친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금강산에서 북녘 자식을 보시고 나니 그리움의 한을 놓으신 것 같다"며 "자식 된 도리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이 소식이 알려져 통일에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진황씨는 "통일이 되면 유골은 북녘 형제들에게 보내려고 한다"며 "형제들에게 아버지가
그는 "아버지는 금강산에 다시 가고 싶어했다"며 "64년의 한을 풀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김 할아버지는 6·25전쟁 참전 군인으로, 국립이천호국원에 안장됐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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