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목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현오석 경제팀에 대한 개각설이 또 불거졌지만, 청와대는 금시초문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새누리당의 양대 계파 친박, 친이계의 좌장 두 사람이 어제 화해의 메시지를 주고받았습니다.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최근 급락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개인정보 대량 유출사태에 이어 이번에는 의사협회의 홈페이지가 해킹당해 의사들의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됐습니다.
1. 금시초문
- "금시초문이다." 어제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 개각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굴뚝에서 계속 연기가 피어오르니까 그 이유를 묻는 건데, 오히려 연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꼴입니다.
엊그제(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놓고 또다시 경제팀의 개각설이 관가에 퍼지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때의 개각설이 장관의 자질 문제였다면 이번엔 '능력'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이번 담화문에서 기획재정부가 제안한 과제들이 대거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담화문 발표 전에 이미 자료 배포와 브리핑까지 마쳤던 기재부로서는 머쓱할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담당 국장은 기자들에게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기재부를 비롯한 경제팀이 청와대와 박 대통령으로부터 신뢰를 못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현 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에 대한 개각 요구는 중간 중간 대형 이슈에 묻히긴 했어도 지난해부터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습니다. 급기야 같은 편인 여당 중진들까지도 소폭 개각이 필요하다는 공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야심작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체면을 구긴 경제팀의 앞으로 운명에 관심이 쏠립니다.
2. 좌장들의 화해
- 어제 국회에서는 두 거물 정치인의 화해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친이명박계의 좌장 이재오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친박근혜계의 좌장 서청원 의원이 참석해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겁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 8일 최고중진회의에서 개헌을 놓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중앙대 선후배 사이이자 같은 상도동계 출신임에도 2007년 경선 때 각각 이명박, 박근혜 후보를 따르면서 사이가 멀어졌는데, 이제 정말 감정의 골이 깊어졌구나 하는 말이 나왔습니다.
어제는 그날의 앙금을 털어내는 자리였습니다.축사를 맡은 서 의원은 "나와 이 의원은 50년 지기 친구"라며 여야 정치를 복원하고 당내 갈등을 해소하는 데 저와 이 의원이 앞장서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도 화답했습니다. "정치하면서 노선이 다를 수 있는데 이명박, 박근혜 두 분 다 대통령을 했으니 이제 그 시대는 끝났다"면서 서 의원과 15년 전으로 돌아가서 의견을 잘 맞춰 당과 나라를 살리는 일에 마음이 합치됐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7년째 이어진 앙금이 하루 만에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화합보다는 대립이, 덕담보다는 날 선 비판이 익숙한 국회에서 집권여당의 제1, 제2 계파 수장이 덕담을 나누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3. 환율전쟁
- 어제(26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6.1344위안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지난달 뉴스의 맥을 통해서 위안화의 몸값이 자꾸 치솟고 있다고 전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동안 꾸준히 절상되던 위안화가 최근엔 급격히 몸값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일입니다.
자연히 중국이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는 인식을 가지면서 위안화 가치 떨어뜨리기에 나섰다는 겁니다.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이 미국이나 유럽에 제품을 수출할 때 달러표시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엔저 공세를 벌이고 있는 일본에 맞선 중국발 환율전쟁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 당국의 의도적인 개입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의 무역 흑자가 큰 폭으로 증가해 대규모 해외 자금이 유입됐음에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의외라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 심지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상황이 비슷해지고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4. 의사 개인정보
- 개인정보 대량 유출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 개인정보가 대거 새 나갔습니다. 이번에는 의사들이 표적이 됐습니다. 어제(26일)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해킹과 개인정보 탈취 혐의로 2명을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는데, 이들은 대한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홈페이지를 해킹해 회원 15만 6천 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렸습니다. 회원 대부분은 당연히 의사였습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주소는 물론이고 의사협회의 경우 의사면허번호까지 유출됐습니다. 한의사협회는 근무지와 졸업학교도 털렸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실제 해킹을 주도한 해커는 아니라는 겁니다. 신원 미상의 이 해커는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의사들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악용될지도 전혀 예상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의사협회를 가장해 의사 회원들에게 스미싱 문자를 보내는 건 물론이고 환자를 상대로 위험천만한 피싱 사기를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정말 다시는 전해 드리고 싶지 않은 뉴스입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